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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을 준비하면서

성환 2007.11.23 07:10 조회 수 : 1601

안녕하세요. 01학번 유성환입니다.


제가 유학을 결심하게 되기까지는, 몇가지 계기가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미국 교환학생의 경험이었습니다.

2006년 가을학기 때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한 학기 동안 교환학생을 다녀온 것이 그것입니다.

많은 여행을 했지요. 미국 서부지역 투어를 비롯하여, 뉴욕, 보스턴, 덴버, 등등. 불과 5개월동안에 불과했지만, 그 미국 생활은 저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최고의 학교 가운데 하나인 Stanford University에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학교가 참 좋더군요. 그런데 마음 한 구석에는 약간의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내가 이 학교를 관광객(visitor)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학생(graduate student)으로 와야 할텐데."

하는 생각 때문에 그랬습니다. 이것이 유학에 대한 동기를 자극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네요.


두번째는 가르침에 대한 열정입니다.

저에게는 가르침에 대한 열정과 약간의 은사가 있는 듯합니다. 교회학교에서 5년간 교사로 봉사하면서, 학생들을 교육하고 지도하는 것만큼 저에게 맞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힘든 순간들도 많았지요. 하지만 학생들이 성장하는 것으로 인한 기쁨이, 어려움들보다도 훨씬 컸습니다.

예수전도단 후배들에게 기타교실을 강의하는 것도 제 안의 즐거움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제 종강까지 한 달도 남지 않았는데, 부족한 선배가 가르치느라 처음 생각했던 것 만큼 많은 것을 얻어갔는지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바쁘기는 해도, 힘들지는 않았던 것 같네요. 왜냐하면, 그것이 저의 열정이기 때문이겠지요.


세번째는 연구실 생활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미 연구실 거주자(?)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 생활이 제게 딱히 생리적인 거부반응을 일으키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뭐든 하나에 빠지면 붙들고 늘어지는 성격이기 때문에 그래요. 그래서 찬양집이라든지, 기타교실 교재라든지, 영상 제작이라든지, 주변 사람들이 보면 대단한 성실성이라고 평가하지만, 저는 아니라는걸 압니다. 그저 좋아하면 끝까지 하기 때문에 그래요.

그리고 연구실 생활을 통해서, 이러한 매니아적 기질이 연구자로서의 삶에 생각보다 잘 들어맞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제가 좋아하는 것, 잘 하는 것, 그리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놓고 오랫동안 진지하게 고민하며 기도했습니다.

한 남자의 일생을 걸 만한 가치가 있는, 그 무엇을 발견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교수가 되어야 겠다, 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좋아하며, 하나님께서도 원하시는 일이 라고 생각했습니다.

말은 거창해도, 꽤나 확률 낮은 베팅이지요. 대학원 유학부터 시작해서, 박사 퀄 통과, 교수 임용까지 그 길은 갈수록 좁아지면 좁아졌지 결코 넓어지지는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꿈대로 이루어지는 것보다는 그렇지 않은 것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아버린 나이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한 남자의 인생에서 도전이라는 키워드를 빼면 무엇이 남을까요. 그래서 인생을 담보로 유학을 결정했습니다. 쉽지 않은 앞길이 있겠지만, 그 정도는 걸만한 가치가 있는 꿈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준비 과정은 꽤 힘들었습니다.

몸 망쳐가며 준비한 GRE라든지, 학점 숫자놀이(..)와 교수님 추천서 준비가 거의 끝나가고, 요즘은 유학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자기 소개서(SOP)를 준비하는 중입니다.

처음에는, 왜 사람들이 그렇게 1페이지 반 밖에 안 되는 내용에 1달씩 시간을 소비하는지 이해를 못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해보니 알겠더군요.

자신 인생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한 페이지 반에 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요.

다른 사람들의 멋진 추천서 샘플을 보며 좌절도 하고, 아직도 맨땅에 헤딩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열정이 있으니까 여기까지 해 온 것이겠지요. 이제 어플라이까지 한달도 남지 않았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올해 하반기 기도제목이 "결혼과 진학"이었는데, 지난주 경채의 마음이 담긴 목도리를 생일 선물로 받고 나니, 올해 크리스마스도 예수님과 함께 보내게 되겠다는 확신이 들더군요.. 전자는 반포기 상태이지만 후자는 어떻게든 되었으면 좋겠네요.



자기 소개서 쓰다가 지쳐서 이런저런 넋두리 해 보았습니다.

사랑하는 후배님들께서도, 자신의 열정을 발견하고 그것을 위해 베팅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하나님 나라의 커다란 그림에서, 소중한 하나의 조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이 꿈 꾸어서 실현된 것 보다는, 사람들이 기도해서 실현된 것이 더욱 많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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