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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빌 맥체스니의 시가 생각나네요...

정수 2002.11.02 04:29 조회 수 : 1577

항상 지독한 외로움을 동반한 아릿한 옛 기억들을 떠올리는 이 가을이 돌아오면... ㅎㅎ

교회 선배 그랜저를 타고 늦은 밤 한강을 달리고 있노라면..
친구들이 자매 하나 위해서 이것 저것 알콩달콩 쑤군덕 쑤군덕 댈때면..-.-);;
예전에 봤던 디카프리오가 나오는 '로마오와 줄리엣'이 생각날때면...
드라마에서 말끔하게 차려입고 고급 식당에 있는 걸 보면...

난 저렇게 살아서는 안되는걸까 생각이 듭니다.
뭔가 대단한 듯 살아가지만 결국 남는건 초라한 내 자신뿐인걸... (물론 그네들이라고 다를것 없다는거야 알지만...) 남들 보기에뿐 아니라 내가 보기에도 정말 도움 안되고 미련하게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선교사로 헌신해서 하나님은 그거 꼭 기억하고 계실텐데, 또 frontier 지역에 가게 될 것 같은데, 그 척박한 땅에 있으면 이 모든 것들을 포기해야 하는걸까,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 찬양들, 내 소중한 친구들, 이런 생활들, 작은 행복들, 작은 여유들...



그동안 너무 강하게 살았던가요. 작년엔 어느 예배때마다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는데, 어느때부터인가 그 흐름이 멈추어버렸었죠. 그때 알아챘어야 하는 거였는데... 내가 스스로 강해지고 있구나... 다시 껍질을 싸고 있구나...

사실 이번 금요모임때 완전히 깨어져 버렸지요. 그동안 강한척 했던게 너무 힘들었는데... 묵상을 할 때도 본문 자체의, 하나님의 그림자만 훑을 뿐, 정작 하나님은 어딜 가계신건지... 내가 원하는건 글자가 아니라 하나님이었는데... 그분이 없어도 찬양을 흘얼거릴 수 있음이 얼마나 비참하던지... 얼마나 가증스럽던지... 그래도 리더라고, 그래도 교사라고 언제나 준비된 듯 대표기도 해야 하고, 언제나 중보기도 인도해야 하고, 민감한듯 음성 들어야 하고... 확신하지 못하는 중에 나누고... 예전엔 이렇지 않았는데...

사실 캠모임 아침에 한달만에 한 묵상은.. (ㅋㅋ) 일주일쯤 전부터 계속적으로 제 마음에 하나님께서 부담감을 주시던 내용이었습니다. 평소에 마음을 통해서, 그리고 주초 성찬식을 통해서, 리더모임을 통해서, 1:1 성경공부를 통해서, 그리고 그 날 묵상을 통해서 말씀하셨죠. 모든 것들의 근본. 인격이신 하나님에 대해서 회복할 것에 대해... 사역의 근본 동기가 하나님으로부터 비롯된 것인지에 대해...


결국 예배 중에 이 모든 것들이 폭발하며 사시나무 떨듯 흐느껴 울어야만 했습니다. 성령께서 역사하시며, 이것들이 정말 내 껍데기였음을 뼈저리게 느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정말로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음을 두려움 가운데 되뇌어야 했죠. 나를 용납한다는 것. 정말 쉽지가 않더군요. 하나님을 기만한 죄. 그건 내가 용납치 못할 죄였습니다.

그리고... '나를 향한 주의 사랑'이 시작되며 옛 일을 생각했습니다. 내가 마음을 열었을 때, 나를 용납하고, 또한 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용납할 때 나에게 참 자유를, 그리고 그의 사랑을 부어주셨던 기억을요. 하지만 겨우 나를 추스렸을 뿐... 내가 하나님을 사랑할 수 있을까... 내가 하나님과 동행할 수 있을까... 내가 하나님과 함께 있을 수 있을까...

그리고 '가서 제자 삼으라...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함께 하리라'라는 말씀... 그제서야 왜 예수님이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함께 하리라'라는 말씀을 하셨는지 그 수많은 설교와 묵상들을 통해서 들었던 말씀이 제게 와서 스며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래서 그 말씀을 하셨었구나... 이 말씀이 정말 결정적으로 필요한 말씀이었구나...

그리고 마지막으로... '구하라... 열방을 네게 주리라... 내 아들아...'라는 시간에는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 ... 말이 필요 없더군요 ... ...


내가 왜 이 곳에 있는지. 내가 왜 하필 이 곳을 결정했는지.
하나님의 사랑, 그 찰나의 하나님의 음성. 그 순간, 정말 천국의 것이라고밖에는 말할 수 없는 그 음성을 단 한번이라도 다시 듣기 위하여. 나는 주님이 없이는 정말 한 순간, 하루도 목말라하는데...
이 곳은 하나님께서 가라고 하신 곳이며, 그 곳에는 하나님께서 미리 가 계시기 때문입니다.
부르심의 소망이란... 부르시는 그 목소리를 찾아 그 분을 만나는 것...
부르시는 그 곳, 그 순간에 그 분을 만나는 것. 더 가깝게, 더 친밀하게 그 분을 보는 것. 단지 그것 하나만이 나의 동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이제 다만 한가지 아는 것은
그 분을 사랑한다는 것이 내게 얼마나 절실한 것인가를
매 번 이런 때마다 더욱 뼈저리게 느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힐링때 이후로 이런 반응은 정말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경험적으로 체험한 사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죠.
깨어짐을 위한 기도는 정말 빨리 응답받는다구요. ^^;


사랑합니다. 내게 너무 소중한 사람들...
미안합니다. 난 아직도 나 자신의 이익을 더 먼저 생각하는 연약한 사람인걸요...
섬겨야 하는 자리인데도 불구하고 이 자리가 나를 높이는 중의 하나였음을 고백합니다.
아직도 겸손이라는 것을, 연약함을 드러내는 법을, 섬김이라는 것을... 더 배워야 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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