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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재성 2002.11.12 03:16 조회 수 : 1598

교회 동계수련회를 다녀오고...
10 개월이 넘게 꾹 꾹 눌려왔던 분노가 오늘 터졌습니다...

더더 슬픈건,
너무너무 사랑하는 동기들 앞에서 리더로서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아니 리더로서의 모습 이전에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나를 사랑하시는 그 분 앞에서,
다시 한번 못나고 추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동기들이랑 헤어지고 돌아오는데,
눈이 오더군요.
마침 안경을 안쓰고 가서 보지는 못했지만
얼굴에 닿는 그 느낌이 어찌나 슬프던지요.


제가 젤 사랑하는 선배 둘.
그 두 사람을 욕하는 게 너무 싫었어요.
공동체에 해가 되는 말들을 너무 쉽게 하는게 싫기도 했지만,
제가 너무 사랑하는 두 분을 욕하는 게 너무 싫었어요.
게다가, 한달 전까지만 해도 둘도 없이 굴더니만.
꼬투리 하나 잡았다고 세상에 몹쓸 사람으로 욕하는게 너무 싫었어요.
그리고 그 험담을 너무 너무 사랑하는 동기들한테 하는게 너무 싫었어요.

그래서 여섯살이나 많은 형한테 화를 냈습니다.
아니 화를 내려고 한 건 아니었어요.
그냥, 거기서 더 이상 얘기하지 말라고 그 한마디를 했는데.
그 이후로 더 이상 절제할 수가 없었어요.


욱 하는 것들이 속에서 올라와서, 더 이상은 참을 수가 없었어요.



너무 너무 슬퍼요.
내 안에 성령은 지금 참을 수 없이 통곡하고 계셔요.
나는 아직도 내 죄들을 이기지 못해요.


제가 늘 기대는 선배랑 얘기를 했어요.
너무 속상해서.
누나는 박수는 손을 마주쳐야 나는 거래요.
어쩌면 나는 내 억눌린 자아의 풀림을 그 형에게 풀려고 했는지 몰라요.
옆에 있었던 친구는,
10개월 참고 못참았으니 이제 10년을 참을 수 있을꺼래요.


나는 지금 너무너무 슬퍼요.
내 안에 성령이 통곡하고 계셔요.



아버지께서,
스스로 '잘 참아왔다'라고 교만했던 나에게,
내가 얼마나 무력한지 다시 한번 가르쳐 주시려는 것이길 바래요.
분노와의 싸움에서 마지막 진 기억이,
오늘이 될 수 있길 기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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