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작년부터 CBA(베뢰아 김기동 목사)가 공대기도실을 점령하여 동아리방화 한 것을 목격한바 있다. 지금도 공대기도실에 가보면 CBA 찬양집과 전도지, 설문지, 성락교회 신문 등이 수북히 쌓여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97년도던가에는 본인의 목자 천모씨가 찬양단체인줄 알고 옆에서 찬양 따라부르다가 YWAM 사람들에게 이상한 눈초리를 받은 적도 있다는 이단판정을 받은 종교 동아리이다.

그런데 최근 공대 내에 몇몇 종교가 더 발견되는 것을 목격한다. 혹은 아직 그 종교에 심취해 있으면서도 깨닫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시간 공대 내에 있는 비기독교 종교세력을 밝히고자 한다.


1. 그 첫번째는 오오~피~~교이다.

이름을 봐서 알 수 있듯이, 이 종교는 피를 중요시여긴다. 특히 이제 막 컴과 전공에 진입한 2학년생들을 주 포교 대상을 삼는데, 이 종교에 심히 심취해 있는 학생들은 자신을 피말리게 하는 것도 모른채 수날 밤을 새며 경전을 읽으며 묵상하며 조교 또는 교수님에게 2주마다 제물을 바치기도 한다.

'나는 에러 있는 프로그램과 컴파일이 되지 않는 프로그램을 기뻐하지 아니하니, 흠이 없는 프로그램을 내게 바치라'

간혹 제물을 바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학생이 있기도 하지만, 그들은 이 오오피교가 가장 중요시하는, 무려 40% 이상의 비중을 두는 이 제사에 할 수 없이 아무말 못하고 순종하곤 한다.

전대 교주는 학생들을 관용하는 정책을 폈다고 하는데, 신임 교주는 오오피교의 종교적 정체성을 확립하려는지 상당히 율법주의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고 한다.

2. 두번째는 오~에수교이다.

이 종교는 주로 컴과 3학년들을 대상으로 퍼져있다. 이 종교에 입교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대가를 치뤄야 한다. 자기소개서를 써서 교주에게 제출해야 하는 것에서부터, 마치 DTS처럼 6개월간의 소실이라는 혹독한 훈련을 수료한 사람만이 들어갈 수 있다.

오에수교의 특징은 상당히 교리에 깊이가 있고 세련되다는데 있다. 특히 그 경전은 아무도 경전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마치 일반 영문학 책같은 겉모습을 하고 있으며, 표지 디자인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마침 나 역시 누군가에게서 입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한 권 소장하고 있다. 궁금한 사람은 내게 찾아오면 볼 수 있다. 그 교리가 너무 깊고 심오해서 함부로 가지고 다니지는 못하고, 중도 6층 사물함에 꼬옥 넣어두고 있다.

오에수교의 교주는 교주자리에 앉은지 얼마 되지 않은 듯 하다. 하지만 짧은 시간만에 상당한 명성을 얻었는데, 특히 작년 소실 훈련을 받은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소실 훈련 과정 중에 두 번의 시험이 있는데, 다른 종교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실기시험을 보았다고 한다. 피말리는 3시간 동안, 시험장에는 적막이 흐르고... 시험장을 나오는 모든 사람들이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는...

특히 오에수교의 교주는 애완동물을 항상 데리고 다니는데, 그 애완동물이란게 특이하게도 공룡이다. 애칭 둘리라고 하기도 하는데, 그래서 오에수교의 홈페이지에 접속하려면 둘리~라고 외쳐야 들어갈 수 있기도 하다.

오에수교는 깊고 세련된만큼 교리 체계가 잘 잡혀 있어서, 신앙고백 또한 존재한다.

'태초에 교수님이 오에수를 만드시니라.
하드웨어는 공허하고 0과 1이 혼돈 중에 있었을 때에,
교수님의 키보드가 코드를 작성하니,

윈도우야 있으라 하시더니 윈도우와 바탕화면이 나뉘어지더라.
이 된 것이 교수님 보시기에 좋았더라,

둘째 날에 교수님이 버튼아 있으라 하시니 수많은 버튼이 윈도우에 박혀 버튼이 되니라.
교수님 보시기에 좋았더라.

이 모든 것을 만드신 후에 교수님이 생각하여 가라사대 나의 생각대로 오에수를 만들어 이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키보드를 두들겨 오에수를 만들고 전원을 넣으시니 오에수가 생령이 된지라. 교수님이 가라사대 생육하며 번성하여 하드웨어에 충만하라, 하드웨어를 다스리라 하시니라.

이 모든 것을 마치신 후에 제 칠일에 교수님께서 안식하시니라...'


특히 공대생들은 분별하여 이런 종교에 너무 깊이 빠져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다... 주 예수여 속히 오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