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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잰데요 2003.04.19 03:45 조회 수 : 1699

요즘 드는 생각은 내가 학교와서 이제까지 어떻게 지내왔는지에 대해 종종 생각이 난다.(지금 상태라면 글이 술술 나오지는 않을듯.)

그냥. 자꾸 왜 고생만 했다고 느껴지는지...

일학년때 부터 쭉~ 맘고생만 이 학교에서 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평생에 당해보지 못했던 오랜기간의 맘고생... 아마 나중에 Q.Q.를 깊게 할 기회가 생기면 "12살 이후 가장 추웠던 기억은?" 이라고 묻게 되면 "대학생이었을때요. 그땐 거의 매일 울고 지냈었죠. 특히 일학년때 집에 가는 길에 마포대교를 지나는데 한강을 보면 왜 그리 눈물이 나는지... 70번 버스 맨 뒤에 앉아서 소리없이 눈물만 흘렸어요...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엉엉엉."이렇게 이때를 회한 할 듯하다.

전도여행에서 정말 한국에 오기 싫었다. 너무 너무 싫었다. 하지만 죽기까지 싫었다고 말 하지는 못하지만. 가기 싫다고 산에서 굴러 떨어지지는 않았으니까... 몇몇 지체에게는 짧게 말은 했지만 산에 올라가면 내려오기가 두려웠다. 집에 갈 날짜가 다가 올수록 괴로웠다. 마음이 괴로웠다. 그런데 눈물이 안나서 더 괴로웠다. 눈물이라도 나서 하나님께 울면서 기도라도 하면 마음이 풀릴텐데 눈물도 안나고 그냥 푹푹 한숨만 나오고 마음이 갑갑하기만 했다.

시내산에 올라갔을때 아침이 밝아오는게 두려웠다. "아아. 하루가 또 가는구나.아아."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김없이 날은 밝아오고. 많은 인종 사이에 끼어서 시내산 정상에 앉아 기도라고 하는 것은 "하나님, 나 집에 가기 싫어요. 학교 가기 싫어요. 교회 가기 싫어요. 엉엉엉." 내내 이 기도만 했던것 같다. 특별한 기도도 못한채. 모세가 십계명을 받았다는 곳에서 이런 기도를 하는 나는 참.. 지금 생각하니 좀 웃긴다.(^^)

팀 사람들이 내려가자고 했다. 어찌나 내려가기 싫은지. 팀원 중 한명에게 잠깐 넋두리를 한다. "으으. 집에 가기 싫어. 학교 가기 싫어."(아마도 이때 여기서 그냥 죽으면 좋겠다. 라는 말도 했던것 같다. 확실히 기억나지 않는다.)

올라가는 것은 그렇게 힘들더니(등산 코스의 반은 비록 낙타를 타고 올라갔지만. 히히) 내려가는 것은 왜이리 쉬운지. 그게 더 마음을 괴롭게 했다.

내려오는 동안 내내 찡찡댔다. 그리고 다 내려왔다. 라고 하면 너무 비극적이지 않은가? 하하하.

내려오는 동안 생각난 찬양은 "Lord, you call me the light of the world." 와 "부워주소서 주님의 성령." 이었다. 이 찬양을 하면서 마음이 뻥하고 시원해진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마음 깊숙히 이 찬양을 담아 놓았다.

그래도 여전히 집에 학교에 가기 싫었다. 여전히 나는 하나님께 찡찡댔다. 다시 이스라엘을 가서도 하루 하루 지나는게 얼마나 내 마음을 힘들게 하던지. 으으으. 마침내 중국. 전도여행 마지막 나라. 거기서는 마음이 더 급했다. 하는 사역은 없고 매일 중국 땅밟기만 했다.(중국에서의 4박 5일은 실상 관광이었다. 쉬는 시간.) 관광 마지막 코스인 만리장성. 역시 산에 올라가니 너무 너무 내려 가기 싫었다. 또 징징댔다. 하지만 아침부터 내게 들린 말씀. 시편 62편. 하나님은 높은 산에 계시는게 아니고 아주 깊은 곳에 계시는게 아니라 잠잠한 심령 가운데 계시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 산에 계시는게 아니야." 또한번 마음 가운데 깊이 묻어두고 내려왔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이 뻥 뚫린듯하지는 않았다. 그냥 그렇게 내려왔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학교로 돌아왔다.

상황은 여전히 비슷하다. 집이나 학교나 교회나. 달라진게 없는 듯하다. LT때 들었던 말씀은 "위로를 받을 것" .

언제 받을 수 있는 걸까? 진짜 위로를 받게 되는걸까? 사실 전도여행 기간 징징대며 하나님께 기도한 것은 "하나님 나를 좀 위로해 주세요. 많이 지쳤어요."였다. 하지만 그곳에서는 위로해 주시지 않았다. 그런데 이곳에 돌아와서 "위로를 받게 될 것"이라는 말씀을 들었다.

괴로움의 현장인 이곳에서 위로를 받을 것이라고 하신다. 아아아. 아아아.

글이 길어졌다. 글쓰는 동안 동생이 말시켜서 조금 짜증을 냈다. (나도 집에서는 짜증을 잘낸다. 후훗) 지금도 동생이 말을 건다. 좀 짜증난다. 으으으.

내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하다. 어떻게 위로하실까? 아직도 마음이 아프지만 그래도 기대하면서 그날을 기대하면서 살아간다.

시험 공부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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