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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N 없이도 한번 살아보기 -_-;

기동 2003.04.21 03:39 조회 수 : 1670

MSN 계정 하나당 추가할 수 있는 인원이 150명으로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이 퍼지면서 최근 동시에 두 아이디를 추가할 여러가지 묘안들이
등장하고 있다.
아래 정수글을 보건데 해보진 않았지만 정수가 소개한 프로그램은
꽤 강력한 듯 하다.. ㅎㅎ

(실은 정수랑 나랑 둘다 열람실에서 마주보고 앉아있는뎅...
둘다 공부안하고 이러고 있다.. -_-;;)

나도 선별한다고 하면서 등록했음에도...
어느새 130명을 넘었다.
최소한 YWAM 사람들만 다 추가해도 아마 꽉찰듯... ㅎㅎ

하지만 나는 2개를 돌려야 하나에 대해서는 아주 회의적이다.
프로그램을 깔아 MSN을 2개 돌리는 대신
아마도 인간관계 중간정리(;;)를 하게 되겠지... -_-;;
(말이 좀 무섭긴 하다...)

...

나는 컴퓨터 전공자로서 최신의 이슈들을 다루는 사람이긴 하지만...
요즘들어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컴퓨터 이론이나... 새로운 제품들이나...
등등 그런 빠른 변화에 대해 둔감해지고 있는 듯 하다.
실제로 얼마전 강의실에서 선형이랑 성환이랑 PDA를 맞대고
서로의 연락처를 주고 받는 모습을 보며 경악하기도 했다.

이런건 아직 나에게 공상과학 소설이나 영화속에서나 나오는 일이라구.. 흐흐~

큰일이다... 전공에서 점점 더 흥미를 잃어가니.. 쩝;;
아마도 집에서 소복히 먼지가 쌓여가는 나의 PDA를 생각하니...
이런 내 말이 그냥 말뿐만은 아닌듯 하다.. ㅎㅎ

...

그래도 요즘엔 전화기가 있어서 전화번호 정도는 간단히 저장하면서 살지만
실제 얼마전(?)만해도 학기가 시작되고 학생수첩을 받으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작년 수첩에서 연락처를 옮겨 적는 일이었다.

지금도 학생수첩 뒤에 있는 주소록 칸을 사용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암튼 칸 수가 매우 제한적이이서...
년초에는 좀 여유있게 시작하더라도...
이래저래 알게되는 사람들이 추가되면서 년말에는 늘 추가로 칸을 그어서
사람들의 연락처를 적어 놓곤 하게 된다.

그렇기에 다음해에 넘어가 연락처를 옮겨적을 때면...
반드시 한번의 정리과정이 필요했다.

절대 변하지 않는 상위의 몇몇의 이름을 제외하면...
그 순서가 변하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하고... 또 추가되기도 하고...
근데 재밌는건... 요즘 MSN을 하면서도 느끼는 것 중 하나인데...
분명 내 수첩에 이름이 적혀 있는데 누군지 도통 기억이 안나는 사람도 있다는거
(생각해보면 대부분 소개팅 해서 만난 사람들이 그랬었다.. 쿨럭;;)

하지만... 그러면서도 또 씁쓸한 것 하나는...
내가 이렇게 누군가의 이름을 내 수첩에서 지워가듯...
또 누군가의 수첩에서는 내 이름이 사라져갈 수도 있다는 사실... ㅎㅎ

...

나도 호기심 많던 어린시절;에는 사람들 만나는게 마냥 좋았고...
그런 만남들에 대해 설레했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삶에서 어떤 언덕을 넘는 순간...

내 인생이 지독히도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내가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제대로 못챙기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고... (심지어는 가족까지도...)
또... 내가 남을 생각하듯이 남도 나를 생각하는 것만은 아니구나를
이런저런 경험을 통해 인정하게 되면서...

(지금 몇줄로 아주 간단히 썼지만...
이것은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그림이 자꾸 모자로만 보이게 되어지는
아주 슬픈 과정이다. -_-a)

인간관계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ㅎㅎ

...

중학교 때 처음으로 소위 통신이라는 맛을 알게되고...
고등학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하이텔을 하게 되면서...
그 가는 전화라인 속 펼쳐지는 세상은 가히 나에게 충격이었었다.
그리고 사람을 알아가는 기쁨을 나에게 선사해 주었고...
그 결과는 ID 수첩이라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얼마전 방정리를 하다가 참 신기한 것들;을 많이 발견했는데...
개인적인 성격상 잘 버리지를 못해서 차곡차곡 쌓아두는데...
그러다보니...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들이 튀어나오는 것이다.

그중에 하나가 고등학교때 썼던 그 ID 수첩이었다.

사람이름과 ID와 나이와 성별과
어디서 알게되었나... 어떻게 알게 되었나...
어떤 특징이 있나가... 나름대로; 상세히 기록되어있었다.

당시에는 떠오르는 해... 밝아오는 아침을 아쉬워하며...
눈물로 채팅방에서 헤어지던 사람들인데...
지금은 이름... ID 조차도 참 생소하다...

물론 그 중 몇몇은 내 생의 소중한 사람으로 지금도 남아있지만
(예를들어 예전에 간증할때 말했었던... 나를 위해 중보기도 해주었던 그 자매 ^^)
대부분은 지금 살았는지 죽었는지 조차 모른다... ㅎㅎ

그때는 뭐가 그리 재밌고... 뭐가 그리 할말이 많았는지...
오히려 궁금해져버리는... 흐으~

...

무슨 이야기하다가 여기까지 온거지...??
역시 밤에는 글을 쓰면 안되는데... 아아~ -_-a

암튼간에... MSN 이야기로 돌아와서;;
MSN 리스트를 바라보며... 자꾸 그 하이텔 ID 수첩이 오버랩된다. ㅎㅎ
그리고 주소 옮겨적던 학생수첩 생각이 난다.

이 130명이나 되는 이 사람들의 list 속에...
과연 이 [sisims]라는 닉네임은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을까..? :)

ㅎㅎㅎ

...

역시나 장황하기만 하고... 포인트 없는 글이 되어버리고 말았는데...

너무 쉽게 알아가고... 또 너무 쉽게 잊혀져버리는...
그리고 그 사이클이 점점 더 빨라져 가는 세상에 잠시 염증이 느껴졌고

그런 것들이 가능하게 해준... 핸드폰이니 MSN이니 하는 것들이...
잠시 미워졌을 뿐이다;; 흐흐~

(그래서인지... 모두들 얼마되지 않아 왕따될꺼라면서 극구 말리지만...
핸폰이나 MSN없이 한번 살아보고 싶은 생각이 울컥울컥 치밀어 오른다 -_-;;)


이런 인스턴트식 인간관계가 아닌...
얼마전 캠모임에서 가군이가 그 특유의 섬세한 목소리;로 말했던...
단지 좋아 만나는 관계를 넘어서 서로에게 헌신되어 accountability를 가지는 관계...

내가 세상 모든 사람은 커녕...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을 다 그렇게 신뢰하고
사랑할 수는 없겠지만... (그런 의미에서 예수님은 참 대단하시다 -_-;;)
적어도 내 주위에서 몇몇씩이라도 그런 사람을 만들어가고...
나 또한 그들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

- 끄읕 -

덧말 : 이젠 다시 공부모드로... 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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