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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네요...

정수 2003.04.28 03:58 조회 수 : 1676

한줄 게시판에도 올렸지만,
요즘들어 사람이 왜 이렇게 좋아지는지...

하지만 한편으론 전 사람을 두려워하는 사람이기도 하답니다.
그래서 가장 쉽게 드러나는 행동은 숨어버리기죠.

사람을 피해 숨었던 가장 첫 기억은,
초등학교때 아버지에게 크게 혼나고 나서 밖으로 쫓겨나간 날,
걱정되어 따라나온 아버지를 골목 어귀에서 발견하고, 무서워서였는지 싫어서였는지 언덕 뒤로 숨어버렸던 때죠. 나중에 아버지가 끝까지 따라오셔서 또 혼났죠. 왜 아빠를 보고 숨었냐고. 지금 생각해보면 마음이 아프셔서 그랬던 것 같네요. 쟤가 얼마나 무서웠으면 아빠를 보고 다 숨을까... 어쩌면 그 두번째 혼난건 아버지 스스로에게 향한 것이었는지도...

하여튼,
사실 오늘도 두 번 정도 숨었답니다.
그냥... 부담스러워서...
아니면 요즘 참 거절 많이 받는데, 거절감에 어느새 잔 상처를 받아서 그런지...
지금은 누굴 피했는지 잘 기억도 안나지만... 하여튼 오늘도 그랬지요.
싫어서 그런건 아니고, 평소에는 잘 지내는 사람인데, 그냥 문득 숨고 있는 걸 발견할 때가 있지요.

평소에는 참 좋아하다가. 사람들을 깊이 알아가는 맛을 느끼다가. 문득 나 자신의 실존을 발견하게 되는 그 찰나일까요? 그냥 덩그러니 나를 발견할 그 때일까요?

그냥 내가 참 잘 숨는 사람이구나 하는걸 다시 느꼈습니다.
무엇으로부터의 도피일까...
사람과의 관계... 하나님과의 관계...

어쩌면 지금 하나님께도 숨어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봄이네요...
지킬 만한 것보다 마음을 힘써 지키며...
진리의 영이 나를 빛으로 인도하시기를 의뢰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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