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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변했니, 내가 변했니?

정수 2003.05.24 01:47 조회 수 : 1744

한달 전쯤
어둠이 살며시 내린 캠퍼스를 바라다보며
물었던 말입니다.

저 멀리 덩그러니 놓여있는 백양관 건물을 바라보며,
캠퍼스는 변한게 하나도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요.
'이 캠퍼스를 바꾸어놓겠다'라고 때론 호언장담으로, 때론 마음상함으로 바라다보던 옛날과,
이젠 어느덧 3년(^^;;;;;)이 흘러 다시 멍하니 물끄러미 바라보는 지금 모습과
저만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을 했지요.

그땐 참 이 캠퍼스가 곧장 바뀔 것만 같은 마음이었더랬지요.
그랬지요...

지애 누나와 주연 누나가,
이 캠퍼스의 부흥을 목격하는 세대가 되고 싶지 않느냐고 도전해올때,
정말 그리하고 싶다고, 심는 자가 아니라 거두는 자가 되고 싶다고 반응했더랬지요.

하지만 그 비젼과는 달리
나오지 않는 이 사람 저 사람을 챙기며
매주 캠퍼스 주간보고서를 써내며
40명, 70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연락을 돌리느라 기진맥진하는 제 모습을 바라보며
도대체 부흥을 위해서는 언제 제대로 무언가를 해보나 하며
마음졸이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젠
나도 거두는 자가 아니라 아직 심는자로 이 캠퍼스를 떠나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아직도 많은 시간이 남아있지만, 마음이 그렇다는 이야기이지요. ^^;

불가능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만약 불가능이었다면, 이것이 단지 사람의 허황된 열망이었다면
10년 넘는 세월동안 이 몸은 이미 끊어져버렸었겠죠.


이 캠퍼스의 가능성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부풉니다.
땅에 대한 하나님의 편집광적인 집착. 그리고 이 땅을 향한 하나님의 집착.
소망이라는 유순해져버린 표현보다는 집착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습니다.

이제는 크리스챤들에게서까지 잊혀져가는 언더우드를,
전쟁 와중에 한 번 무너져버린 언더우드상을 기어이 다시 세워야만 했는지 아십니까?
이 캠퍼스의 정관 1조를 읽어보셨나요?
이 캠퍼스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혹자는 목숨을 담보로, 혹자는 인생을 담보로 기도하는지 아세요?

나는 다른 일을 할 것이다, 더 큰 비젼을 품을 것이다라는 마음을 가지고 계십니까?
하지만, 단언하건대, 내가 지금 밟고 있는 이 땅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다른 어떤 곳을 사랑하기란 정말 정말 어려울 것입니다.

아직 연세 동산이라는 표현에 히스테리컬한 반응을 보이세요?
(물론 저도 좀 몸서리가 쳐지기는 합니다만...)
그 표현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이 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면,
오히려 그런 반응을 보이는것에 저는 부끄럽습니다.


이제 홈커밍데이입니다.
물론 홈커밍데이를 홍보하기 위해 이 글을 쓰지는 않았습니다. ^^;
8x부터 9x 학번들까지의 많은 선배님들이 오십니다.
어떤 이유에서였건 이 땅을 밟고, 이 곳에서 그 삶의 한 순간을 보내고,
그래서 이 땅을 사랑하게 된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분들이 보았던 비젼들을 존중하고 또 더 알고 또 계속 전하기 원합니다.
내가 채 듣지 못했던 이 캠퍼스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세대들을 통해 말씀하셨던 하나님의 음성들을 전해듣기 원합니다.
하나님은 때론 항상 새롭게 말씀하시기도 하지만, 또 때론 옛날에 이미 말씀하셨기도 하니까요.


그래도 월-목이라도 이 캠퍼스에 기도의 끈이 끊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시험 전시간이라도, 나 혼자라도 기도하겠다며 중보기도를 하러 가던 마음이 있었습니다.
이젠 어느 누구도 소망할 수 없게 되어버린 채플을 마음아파하며 앉은 자리에서 예배하며 중보했던 마음이 있었습니다.
내가 들어가는 강의실 한 곳 한 곳이 모두 하나님의 정의가 하수같이 흐르도록, 하나님의 가치관이 임하도록 기도했던 마음이 있었습니다.

이것을 자랑삼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오죽 들이댈 증거가 없으면, 오죽 많이 알지 못하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라도 설득하고 증거하고 말하고 싶어했으면
자화자찬이라는 누명을 쓰고서라도 자기 자신을 증거로 들이대며
그렇게라도 말하고 싶어하는 분들을 최대한 존중합니다.


함께 마음 상할 사람이 있습니까?
이 캠퍼스에서 부흥을 경험하는 세대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까?

'구하라' 그리하면 열방을 네게 주리라고 말씀하시는,
단지 열방을 얻을 수 있다는 가슴부품이 아니라,
오죽 구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구하기만 하면 열방을 통째로 얹어줄테니' 제발 '구하기만' 해라 라고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그리고, 혹 혼자 힘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이나,
또한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해서 이 몸에서 함께
캠퍼스를 위해서 예배하고 중보하며,
또한 그것을 통해 자신의 미래의 비젼을 위해 훈련받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부르심의 권유를 언제까지 되풀이해야하나요...
도대체 언제까지 꺾인 무릎을 세우며 같이 가자고 부축하며 가야 하나요...

예수 그리스도를 알고 싶다고 제 발로 찾아와서는,
제 민족에게 이 복음을 전하고 싶다고 죽음의 길로 되돌아가는
수많은 미전도종족 선교사들이 있습니다...


아직도 전 세계 인구의 2/3이던가가 비크리스챤이고, 그나마 1/3 중에서도 카톨릭 중 토착화된 카톨릭, 우상화된 카톨릭, 정교회, 유사기독교들을 빼고, 순수복음주의자들은 5% 미만이라고 합니다. 물론 복음과 구원이 어디까지 적용되는지는 하나님께서 정하시겠지요.

하지만 그 수는 불과 4만 연세인이라고 하는 이 수에 비해서 턱없이 큽니다.
이 곳 하나 부흥케 하지 못하는데,
이 곳에 성령의 불을 초청하지 못하는데,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똑똑히 목격할 수 있도록 놀라운 성령의 방문이 일어나고 있는 이 때에,
이 곳에 부흥을 일으키지, 아니, 하나님께서 이 곳을 부흥하도록 하게 하지 못하는데,

그 많은 열방은 언제 복음화하나 하는,
개인적이고 경험적인 고민이 들기도 합니다.

미국의 크리스챤들이 모두 십일조를 내기만 한다면
세계 모든 사람들을 굶어죽지 않게 만들 수 있다는데...

아직도 걷혀진 헌금의 70-80%는 기독교 내부의 크리스챤들을 향한 문화사역들 등에 쓰이고, 극히 소수만이 복음에, 그리고 그 극히 소수 중 또 극히 소수만이 최전방 선교에 쓰이고 있다는 불합리함을 보고도, 아니, 또는 알지 못함으로 분노하지 않는 모습들...

저라고 부끄럽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가끔 정신이 들어 이런 현실들을 생각하곤 할때면
내가 믿고 있는 종말이라는게 정말 올 수 있는 것이기는 한건가 하는 고민들과..
오히려 불가능함으로써 하나님의 전적인 전능하심이 더욱 위안이 되곤 합니다.

...

이 캠퍼스는 언제 변할까요?

아니, 변하기는 해야 할까요?

어쩌면 어거지를 쓰고 있는걸까요?


나만 변하는게 아니라,
나도 다듬어질뿐더러 캠퍼스도 변화되는 것을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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