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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찾아 가다가 길을 잃다ㅠㅠ

주현이 2003.07.14 03:06 조회 수 : 1568

오늘도 어김없이 해질무렵 자전거를 끌고 나왔습니다.

"오늘은 기필코 강을 건너고 말리라!!"

마음속으로 굳게 다짐하고 길을 나섰죠. 이번에는 성산대교로 건너려고 열심히 달렸습니다.

성산대교 거의 다 와서... 길을 건너야 하는데 건널목은 없고, 차들은 씽씽 달리고... 잠시 쫄았습니다.ㅡㅡ;

그래도 좌우를 살피고, 재빨리 자전거 끌고 뛰었죠. 막 지나는데 웬 차가 빵빵거리면서 지나가더군요. 휴...

무사히 성산대교에 진입하고나서 다리 위에서 한강을 잠시 감상했습니다.

지하철타면 강 건널때는 항상 밖을 바라보곤 했는데 다리위에서 보니 더 좋더군요.*^^*

드디어 감격적인 다리 건너기 성공!!

집에서 나오기 전에 강을 건너고 난 후의 진행 루트를 생각하고 왔었는데 강을 건너고 나니... 다 까먹었습니다.

길따라서 가는데 도통 여기가 어딘지 알수가 없더라고요. 정말...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강쪽으로 나갈려고 길따라서 가는데 어느순간 인도가 사라지고 차도만 나오더군요.

옆에서 차들이 빠르게 달리는데... 돌아갈 수도 없고, 멈출수도 없어서 같이 달렸습니다.ㅠㅠ

그렇게 한참을 열심히 달리다가 보니... 이게 뭔일인지... 처음에 강 건너서 내려왔던 곳으로 되돌아와 있더군요.

예. 맞습니다. 여러분이 상상하는 그대로 입니다. 도로 끼고 한바퀴 빙~~ 돌거죠.ㅡㅡ;

암튼 제자리로 돌아와서 어떻할까... 고민하다가 일단은 그럼 앞으로 전진!!

그래서 길따라서 나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한참을 가도 도통 여기가 어딘지 알수가 있어야죠. 정말... 자전거 버리고 그냥 버스타고 집에 가고싶었습니다.

그래도 몇일간 생사의 기로를 함께한 녀석인데 버리고 갈순 없죠. 그래서 달리고 달리고 또 달렸습니다.

도로 표지판을 보니 계속 직진하면 가양대교가 나온다고 써있더라구요.

일단은 거기까지 가면 어떻게든 돌아갈 수 있을거 같아서 길따라서 계속 갔습니다.

그리고 가양동에 있는 E마트에 도착했죠. 이제 여기서 어디로 가야 하는것인가...

나름대로 방향감각이 있다고 생각 했었는데... 내 평생에 길을 잃게 될줄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답니다.

그래도 재치를 발휘해서 전화박스 안에 있는 전화번호부를 펼쳤습니다.

예상대로 맨 앞에는 서울 시내 지도가 있더군요.(오~~ 주님!!)

근데...ㅠㅠ 안타깝게도 지금 내가 어디 있는지 알수가 없더라구요. 너무도 간단하게 그려진 지도인지라... 일단 내가 어디 있는지 알아야 방향을 잡기라도 하죠.

암튼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그럼 일단 여기까지 온거 발산역까지 가서 김모양에게 자전거 맡겨버리고 거기서라도 돌아오자라고 생각했죠.

음... 근데 도데체 발산역은 또 어떻게 가는 것인지... 마침 버스정류장에 마을버스가 한대 섰는데 발산역이라고 써있더라구요. 그래서 그녀석을 따라가기로 결정했죠.

한참 버스 가는 길로 가다가 문득 장모양이 생각났습니다.

"우리집은 1주일에 한번씩 E마트가서 장봐"

전도여행때 들었던 이 한마디!! 제게는 한줄기 희망이었습니다.

E마트. 우리나라 업계 1위의 할인점. 그렇지만 이녀석이 아무 동네에나 다 있겠습니까?

아마도 이곳 반경에는 또 E마트가 없을테니 장모양이라면 지금 내가 있는곳이 어딘지 알려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전화기를 꺼내들었습니다.

"XX야(익명성 보장*^^*)~~ 뭐좀 물어보자. 너네집에서 E마트 가깝냐?"

"응 디게 가까운데. 왜?"

오~~ 주님!! 저를 긍휼히 여기셔서 이 길잃은 어린양을 구원하시다니.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야 그래? 내가 지금 E마트 근처거든. 근데 나 길 잃은거 같다. 도데체 여기 어디냐?"

그리고... 수화기로 자매의 웃음소리가 메아리 쳤습니다.

"우리집에서 5분도 안걸리니까 내가 글로 갈께."

그래서... E마트 앞에서 정말 감격적인 만남을 가졌습니다.

어찌나 민망하면서 웃기던지.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길따라서 온건데 여기까지 올것도 어쩜 주님의 인도하신이었을지도...ㅎㅎㅎ

암튼 장모양이 E마트에서 맛있는 우유를 사줘서 맛있게 먹고, 잠시 벤치에 앉아서 휴식을 취했죠. 휴...

아마 장모양도 상당히 당황했으리라 생각되는데 암튼 돌아가는 길을 다시 설명듣고 나서 오늘의 기나긴 여행을 마칠 수 있게 되었답니다.

생각해보니 오늘 친구 찾아가기는 성공이었네요. 단지... 제가 길을 잃었다는것이 좀 그렇긴 하지만...

어찌되었든간에 무사히 집에 돌아올 수 있어서 너무너무 감사했답니다.*^^*

친구 찾아가기 프로젝트는 계속됩니다.*^^*

여러분~~ 사랑하고 축복합니다.ㅎㅎㅎ 정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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