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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은혜인 것을...

[賢明]任장군~! 2003.10.16 01:59 조회 수 : 1608

어제는 장장 8시간 동안 콘티를 짰습니다.
그래서 나온게 오늘 그 '뮤지컬' 콘티였어요.
간사님께서 자주 표현하시던 씨름 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어젠,
4시 40분 쯤 집에 도착해서 혼자 뚝딱뚝딱 밥해먹고, 설거지하고, 씻고,
방에 공부할 것을 쭈욱 늘여놓은 후에
'어서 찬양콘티짜고 영어강독 시험공부 해야겠다.'
이렇게 마음에 계획을 세우곤 기타와 찬양집을 꺼내 들었습니다.

그리고 여느때처럼 기도했죠.
근데...
이게 왠일...
아무것도 말씀해 주지 않으셨습니다.
제 생에 이런 일은 처음이었습니다.
기도하고, 말씀보고, 화요일에 중보기도 했던 거 보고, 찬양집 뒤적이고, ...
하지만 '아~! 이거다!!'하는건 절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누워버렸습니다.
그리고 잠이 들었습니다.
세네번 깨었다가 다시 일어났다가...
계속해서 눈은 감기고, 해야할 것들은 산과 같고...
하지만 감기는 눈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10시까지 자버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기다렸습니다.
윽... 이번에도 아무 말씀이 없으셨습니다.

무심코...
"아~ 주님~ 저 치사해서 못하겠어요~!!"
이렇게 말해버렸습니다.

제 마음을 보았습니다.
하나님을 기도하면 나오는 자판기처럼 생각하고 있던 제 모습을 보았습니다.
다시 회개하며 기도했습니다.
'아... 주님... 저 이런 사람이네요. 지금까지 모든 것들이 다 주님의 은혜였네요. 제가 한 건 정말 아무것도 없네요...'

그리곤 다시 몇 시간 후에 말씀하신 주님의 음성을 따라 콘티를 완성했습니다.



...
다음 날.
수업을 모두 마치고 학관에 갔는데 인성이형과 '미'누나를 만났습니다.
잠 안 오는 찬양이었으면 좋겠다는 인성이형의 말에 깜짝 놀랐습니다.
예배팀 모임시간이 되었습니다.
미리 복사한 콘티를 나눠줬습니다.
이거 완전 잠오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마음이 무거웠지만, 마음으로 정말 주님 말씀하시면 다 뒤집어 엎고 다시 짤수도 있다고 고백했습니다.
다행히 주님께서 아무 말씀하지 않으시더군요. 다행히...

예배팀 지체들, 또 몇 지체들과 함께 콘티를 짜며 하나님께서 주셨던 마음을 나누고, 기도했습니다.
기도가 잘 되지 않더군요.
놀라운 한 가지 사실을 알았습니다.
기도 인도하는 사람이 기도하지 않으면서 기도인도 할 수 있구나...

기도를 마치고 공A007로 향했습니다.
주연누나한테 오늘 건반 사용한다고 이야기하지 않았었는데,
저의 준비없음이 다시금 드러나는 순간이었습니다.
덕분에 몇몇사람들에게 투덜거릴 수 있었습니다...

예배는 20여분이 좀 넘게 늦어졌습니다.
찬양 두곡을 배우고 함께 예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수연누나가 예배의 시작을 알리셨고 함께 기도하자고 선포하셨습니다.
역시나 기도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건 또 왠일... 찬양도 잘 되지 않았습니다.
몸을 쳐가며 찬양했지만 주님의 임재는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놀라운 한가지 사실을 또 하나 알았습니다.
찬양인도자가 찬양하지 않으면서, 예배하지 않으면서 찬양인도 할 수 있구나...

역시나 간사님의 말씀은 저의 심장을 꿰뚫는 것이었고,
바로 저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새 다시 예배자로서의 현명인 사라지고, 인도자로서의 현명이만 있었습니다.
기도도, 회개도, 결단도 제대로 하지 못한채
그냥 멍하게 있었습니다.

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울음도 나오지 않았으니 말이죠.

식사를 하고 집으로 오면서, 평소엔 마을 버스타고 가던 그 길을
지하철 타고 왔었는데... 단 한 정거장만 탈 그 거리를...


그냥 웃기만 합니다.
평소면 인지부조화를 이루어서 기분이 좋아질 법도 하건만...
오늘은 그렇지가 않군요.

영혼이 우나 봅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실 것을 기다립니다.
그리고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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