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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졸리니의 '마태복음'

정수 2003.11.30 02:16 조회 수 : 2008

글쎄, 이걸 소개하기 위해 갓피 리뷰를 봤는데, 파졸리니에 대해 극찬을 해놨던데... 글쎄...-.-)a

파졸리니는 무신론자에 동성애자였다고 한다. 파졸리니를 둘러싼 공방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파졸리니의 또다른 작품들을 보면 이런 찬사는 입 속으로 쏙 들어가지 않을까? 특히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소돔 150일'(맞나?)을 보면, '이렇게 추악한 영화를...;;'이라는 욕지기가 바로 나온다.

'소돔 150일'은 인간이 얼마나 추악해질수 있는가에 대한 영화이다. 어디더라... 여튼 사회 고위층들 - 그 중에 기억나는 사람들로는, 판사, 시장 등이 있다. - 이 소년소녀들을 납치해서 격리된 섬에서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짓들을 해본다는 영화인데. 얼마 전에 학교에서 커다란 현수막에 '소돔 150일'을 상영한다고 써있었을 때, 모르는 사람들은 그냥 지나쳤겠지만, 그 영화 제목이 주는 의미를 알고 있었던 터라, 정말 말 그대로 '눈이 튀어나오는듯' 했다. '아... 우리 학교의 도덕성이 갈데까지 간 것인가?'

그런 그가 어떻게 기독교 사상 가장 뛰어나다고 하는 예수님에 대한 영화를 만들 수 있었을까? 어떻게 보면 아이러니다. 기존까지 예수 영화의 신비화, 신성화의 틀을 모두 깨고, 무신론자의 입장에서 성경 원전을 철저히 하나 하나 가감없이 제작해나갔다. 항상 멋들어지고 잘생긴 미국 배우들이 독차지하던 예수역이나 기타 주요 배역들을 무명 이탈리아 배우들에게 맡기기도 하는 등 파격을 행한 영화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은혜스러웠다'라고 하는 사람이나, 파졸리니를 '이태리 최고의 감독'(이건 맞다. 영화 감독으로는 대가였으니.)으로 치켜세우며, 마치 그가 독실한 신앙인으로서 예수에 대해 깊은 믿음으로 이 영화를 만든 듯 오도하고 있는 리뷰나, 이런 내막을 알고 나서도 동일한 반응을 보일까?

하지만 그 예술성이나, 철저한 고증이나, 객관적인 관점 등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가 있는 필름이다.

곧 나올 멜 깁슨의 The Passion(The passion of Christ로 바뀌었지만...)도 이 파졸리니의 마태복음에 나온 배경과 최대한 배경을 찾기 위해 멜깁슨이 엄청난 답사를 다녔다고 한다.

p.s. 아, 대부분의 작품 영화가 그렇듯이 이 영화도 상당히 지겹다고 한다. (아마도 잔잔하고 평이한 진행 때문이 아닐까? 사람에 따라서는 잔잔하고 좋다고 할 수도 있겠다.)

p.p.s. 흑백영화닷!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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