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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이 편지입니다(2)

주현이 2004.02.14 00:19 조회 수 : 1801

연세 YWAMer 들에게
이제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 얼마 안남았으니 나도 반말을 해도 되는때인거 같다. ㅎㅎㅎ
훈련소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 해줘야 겠다.

훈련소 이야기 Ⅰ
원래 현역은 6주 훈련인데 우리(보충역)들은 4주 훈련이다. 그래서 짧은 시간에 현역이 받는 훈련을 다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일정이 좀 빡빡하다
(우리도 훈련 똑같이 받는다. 단.... 수류탄은 안준단다. ㅠㅠ). 대신에 환자들이 많아서 훈련을 힘들게 시키거나 얼차레(기합)을 심하게 주진 않는다.
내가 있는 15사단 신병교육대대는 우리나라 전군에서 유일하게 민통선 안에 있는 신병훈련소란다.(소문에는 무지하게 힘들게 훈련을 시킨다고 한다.) 현재 평균 기온은 영하 10도정도였다(바람불면 체감온도는 더 내려감)
들어와서 제일 처음 놀란 것은... 뭔가 바리바리 많이도 줬다. 보급품 받는데만 하루 걸렸다.
식사는... 그냥 사람이 먹고 살 수 있는걸 준다.(정말로 먹고 살 수만 있다. 맛은.... 전혀 새롭다 ㅠㅠ) 그래도 영양을 생각해서 골고루 다양한 식단을 준비해 준다. 하루에 우유도 한개씩 주고, 계란도 주고.. 뭔가 주긴 많이 주는데 전혀 살로 갈거 같진 않다. 또 놀라운 것은 간식이 빠방하게 나온다는 것이다. 이정도 되면 군인 팔자가 상팔자라는 이야기가 나올법한데... 그런 생각 드는 사람은 군인 지원하도록..(특히 자매들 권장. 결혼 100%보장 ㅎㅎㅎ)

대략적인 훈련소 소개는 여기서 마치고 내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오늘로 여기입소한지 1주일이 지났다. 저녁은 먹었으니 이제 55끼만 먹으면 집에 간다.(참고로 들어올때 77끼였으니 많이 먹었다. ^^) 끼니만  계속해서 계산하는 녀석이 있다. 아무튼 이 일주일 동안 가장 많이 했던건 ①밥먹기②화장실청소③눈치우기 이다. 밥이야 맨날 먹는거구 여기서 내가 하는일은 화장실 청소다 격일로 하는데 하루에 3번 청소한다. 대신에 화장실 청소는 다른거 다 열외다( 아침에 운동 안하고, 일과 끝나고 구보도 안한다.ㅋㅋ)
특히 지난주에는 눈도 많이 와서 밖에 나가면 정말 추웠는데 화장실 청소는 실내에 있어서 아주 최적의 보직이다.ㅋㅋㅋ 그리고 지난주에 거의 맨날 눈이 와서 맨날 눈치웠다. 서울서는 눈이 오면 좋았는데 여기선 욕부터 나온다. 또.... 눈치워야 하니까. 오로지 인력으로만 눈치우는데... 정말 놀랍다. 직접 그 놀라운 광경을 보지 않으면 믿지 못할거다. 하얗던 운동장이 1시간만에 다시 흙빛으로 변신한다. 100여명이 한꺼번에 작업하는데 작업후에 우리도 놀란다.ㅠㅠ

여기서 제일 불편한건... 날씨가 너무 춥다는 거다. 오늘 영하 4도였는데 어찌나 따뜻하던지 보통 영하 10도에 바람이 세게불고, 음지에 눈 or 얼음 위에 서 있으면 발이 꽁꽁얼어서 나중에는 아프다 못해 느낌이 없어진다. 옷을 많이 껴입어서 몸은 안추운데 손시리고, 발이 시리다.(몸에서 내복을 벗어본 적이 없다.) 대신에 너무 추우니까 훈련을 힘들게 안시킨다. 조교들도 사람인데 왜 안추울까?ㅋㅋㅋㅋ

그래도 4시30분 땡 하면 훈련은 그만한다. 시간은 칼같이 지킨다.
지난 1주일동안 배웠던건 제식훈련, 경계, 사격술 예비훈련이다. 총에 대해선 다음에 이야기 하고, 경계에 대해서만 이야기 해야겠다.

군대는 참 웃기는게 많다. 어떻게 보면 필요 없을거 같은 절차라든가 격식들이 많다 아무튼 각설하고 그런 많은 격식중에 경계라는 것이 들어있다. 사실 경계가 꼭 필요하긴 한데... 이게 우리한테 꼭 필요한건지 모르겠다.
경계에서 제일 중요한게 수하이다. 먼저 경계중에 누군가 오면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라 외치고 암구호를 묻는다.(어제 암구호는 소라/나팔이었다.)문어와 답어를 말하는데 절대로 어딘가에 적어 놓으면 안도니단다. 그 후에 "누구냐" "용무는"이라 말하고 상대방을 확인한 뒤에 통과 시킨다. 그리고... 매일밤 돌아가면서 불침번을 세워서 이걸 시킨다.

아 갑자기 생각난건데 군대에서 또 신기한건 쉴새없이 뭔가를 외우게 시킨다.
계속해서 뭔가 외울것들을 준다. 누가 그랬던가? 군대가면 바보된다고, 머리 터지기 일보 직전이다.ㅋㅋㅋㅋ
암튼 벌써 일주일이 지나서 기쁘다. 적응 하고 나니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간다. 내일은 실탄으로 사격을 하게 되는데 안전하게 마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자야겠다.(이거 도착할 때쯤이면 화생방 하고 있겠군.ㅠㅠ)
훈련소 이야기는 다음에 또 써야겠다. 모두들 건강하게 잘 지내.


                                                                       2004. 2. 9
                                                                          주현이가


P.S.  여기선... 남는게 시간이다. 혹시 편지 받고 싶은 사람은 편지써라
        그럼 꼭 답장 써준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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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주현이한테 온편지 였구요
두통이 한꺼번에 와서 이케 같이 올립니다.
다음에 편지가 다시오면 그때 또 올릴께요

참 주소는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봉오리 사서함 99-26호
신병교육대대 4중대 3소대 85번 훈련병 김주현
(우)209-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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