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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유성환입니다.

홈페이지에라도 자주 들러야지 하면서도, 너무 게을러졌는지 그러지를 못하네요.

아마 04학번 분들은 저를 잘 모르실 것 같군요. 2003년에 입대했으니..

홈페이지 들러보면서 YM의 변화들을 보면, 참 대단하기도 하고, 제대한 다음 적응할 생각때문에 두려워지기도 하네요.

대충 계산해보니 소프트웨어 가격이 2,000만원...;; 에구.. ^^;

저는 입대한지 이제 1년째 되갑니다.

다음달이면 드디어 Corporal(상병)을 달게 되거든요. 작대기 3개. NCO(부사관)으로서 다른 미군들, 카투사들 책임져야 하는 위치이기도 하지요.

그 말 안듣는 미군들 끌고 일할 생각하니, 솔직히 한숨부터 푹 나오지만..^^ 그래도 부대에서도 나름대로 인정받고 진급할 수 있게 되어서 뿌듯하기도 합니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참 많은 것을 배운 시간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카투사... 편하다, 외박 자주 나온다, 영어 많이 는다, 개인 자유시간이 많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솔직히 군생활 좀 편하게 하려고 지원했지요. ^^

논산 6주... KTA(Katusa Training Academy. 카투사 후반기 교육) 3주.. 몸은 좀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 힘든 적은 별로 없었는데,

자대에 배치받으면서부터 군생활이 꼬이기 시작했던가요. ^^;

일병 달기 전까지 한 3-4개월은 정말 말 그대로 '미친 듯이' 갈굼당했습니다. 어리버리, 실수 연발, 개념도 안 잡힌 놈... 하핫. 카투사 같은 경우에도, 한국군처럼 자대에 따라서 분위기가 천차만별입니다.

저희 부대는 미군 200명에 카투사 8명이 인원인데, 카투사가 적고 지원대장이 없다보니 부대 분위기가 상당히 '빡센' 편이었지요. 실수 할때마다 바로 욕날아오고..

언젠가 겨울에 한 번은 청소 검사하다가 창틀 구석에서 먼지가 발견되었다고 바로 밖으로 불려나가 2시간동안 추위에 떨며 욕 얻어먹은 적도 있었습니다. (한국군보다 나은 것이 하나 있다면, 구타는 없습니다)

몇 개월 있다가 후임을 받았지요. 그런데 저보다 나이가 4살 많은 후임이었습니다. 그 후임 가르치면서도 후임이 못하다보니, 제가 맞고(바고 위 고참)로서 더 혼나고..;;

침대에 누워서 천정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길래 이런 '빡센' 부대에 배치받아서 이고생을 하는건지, 스스로 긍휼히 여김(?)을 받았던 경우가 많았던 것 같네요. 하나님 원망도 했었던 것 같습니다. 군에 오기 전에 나름대로(?) 신앙생활 열심히 했는데, 이게 그 보상(?)이냐고. 왜 나만 이고생이냐고.

그러다가 1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많이 몸부림을 쳤지요.

한 말년 병장의 제대파티에 가게 되었습니다. 의무적인 자리다보니.. 어쩔 수 없이 술자리에 끼어들었지요. 그때가 제가 막내였고, 부대 배치받은지 아직 1달도 안 된 때였는데.. 술잔을 돌리면서 음주를 강요당했습니다. NO라고 대답했지요. 그러자 분위기 싸해지면서..^^;; 다들 양식은 있는 사람들이라, 계속 강요하지는 않았지만 그것 때문에도 좀 혼났습니다. 세상 살아가면서 적응하는 법도 배우라고. 나중에 사회 나가서 중요한 술자리 있으면, 그 때도 거부할 거냐고.

크리스천으로서 세상 살다보면, 크리스천이기 때문에 억울한 일도 있고, 크리스천이기 때문에 당해야 하는 손해도 있는 것 같더군요. 그래도 몸부림쳤습니다. 붙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내가 믿는 분을 위해, 무언가를 한 번 목숨 걸고 지켜 보고 싶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그걸 가지고 저를 탓하는 선임병은 아무도 없습니다. 다들 저를 빡센(?) 크리스천으로 보다보니.. 주일 되면 부대에 일 있어도 '어, 너 교회 가야지? 교회 가라.' 이런 식이네요. 그 때 타협했더라면, 과연 이런 일들이 있을 수 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보드란게 있습니다. 스노우'보드'의 보드가 아니라, '보드'게임의 보드가 아니라, 일종의 군사교육시험같은 것입니다. 우선 PT(체력시험), CTT(군사공통 과목시험--지도읽기, 차량정비, 총기정비, 환자치료 등등), 그리고 메인 코스인 면접구술시험이 있지요. 이 때는 500개 가량의 질문(모조리 영어)과 답을 외워서 대답해야 합니다.(물론 500개 모두를 물어보지는 않습니다)

시험장에 들어가면 주임원사를 비롯해서 일등 상사들이 죽 앉아있고... 시험 치르는 사람이 들어오면 먼저 자기 소개를 하고 앉아서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합니다.

엄청 긴장되지요. ㅎㅎ 모조리 영어로 대답하고 말해야하니까..

많은 사람들이 이 보드 시험을 가기를 싫어합니다. 우승하면 여러가지 특전이 있지만, 준비해야할 것도 많고 신경도 엄청 쓰이는 시험이거든요. 결국 선임들이 미루고 미루다가 제가 가게 되었습니다.

체육활동과 공놀이라면 질색을 해도 집중해서 뭘 공부하는 거라면 좋아하는 성격이다보니...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미친 듯이 외웠지요. 나중에는 시험장에서 시험 치르는 교관에게 질문이 잘못되었다고 정정해주는 수준으로까지 했습니다. ^^;

처음 시험은 많이 긴장을 했습니다. 워낙 긴장을 해서 뭘 대답했는지도 모르겠고, 땀에 흠벅 젖어 시험을 치르고 나왔더니 미군들이 묻더군요.

"야, 안에서 주임원사가 푸시업 시켰냐???" -.-;;

그러나 대대, 연대, 여단 레벨까지 올라가면서 점점 실력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여단에서는 아쉽게 2등을 해서, 더 상위레벨로 올라가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그렇게 우승하고 나니까 부대에서 저를 대하는 분위기 자체가 확 달라지더군요. 다른 카투사 선임병들이나, 미군들이나..^^; 쉽게 말하면 군생활이 폈지요.

자랑이라기에는 뭣하겠지만, 그래도 짬이 아닌 실력으로 위에서 인정을 받았기 때문에 뿌듯함이 있었습니다. 아직 1년 남았으니 다음 보드 시험도 또 나가려고 생각하고 있구요. 전국에서 1등하면, 미국 1달동안 무료여행입니다.(^^;;) 상금도 만만치않구요.

안좋은 것들도 이것저것 늘어버린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Four-letter word...(F***, S***, H***, D***) -.-;; 룸메이트가 미군이다보니 서로 엄청 친해져서 막 이야기하다가 좀(?) 늘었지요. 룸메이트는 저한테 한국어 욕을 배웠고, 저는 룸메이트한테 영어 욕을 배웠습니다. -.-;; 에구.. 어서 언어생활 정화를..

제가 군대가기 전에 나누었던 기도 제목이, 주말마다 교회에서 봉사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잘 이루어지고 있지요. -.-;; 덕분에 교회에서 주말마다 저를 있는대로 부려먹는답니다. 찬양인도해라, 책자 만들어라, 기타 가르쳐라, 포스터 만들어라, 등등..ㅠㅠ 매주마다 교회 나오다보니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더 이상 저를 교사로 안 봅니다. 대신 '아저씨'로 보더군요.;;;(학생에게서 받은 질문--'선생님, 여자친구 있으세요?' '아니..;;' '그럼 선생님, 결혼하셨어요?' '허걱! -.-;;') 보드 우승해서 받은 4일짜리 포상휴가도... 교회 수련회 날짜랑 맞추어서 잡아놓았습니다. 기도원가서 모기와 동침하며 봉사해야겠지요.

하지만 하나님께는 참 감사합니다. 교회에서 봉사하면서 힘들어서 그만두어야지, 했던 적은 정말 많이 있었지만, 교사로 봉사한 것을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었으니까요. 군대에 있으면서도 헌신할 수 있도록 하시는 주님께는 참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렇네요.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처음에는 힘든 것을 피할 길만 달라고 많이 기도했습니다. 왜 나에게 이런 어려움을 주시냐고.

지금 생각하다보면 그건 다 훈련이었던 것 같습니다. ^^

힘든 일을 막 던져주시면서, 성환아, 한 번 극복해봐라. 그래야 성장할 수 있단다... 하시는 분.

하나님께서는 늘 우리에게 좋은 길만 있다고 약속하지는 않으셨지만, 시험을 이길 수 있는 힘은 늘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것...

저는 그걸 군대에 와서 깨닫게 된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을 더 사랑할 수 있게 되고, 누군가를 책임질 수 있게 되고, 무언가를 희생할 수 있게 되고...

아직 1년 남았지만,

지금보다 더 성장하고 배워나가렵니다.


글을 쓰고보니 장광설이 되었네요. ^^

얼른 제대해서 사랑하는 YM 지체들과 함께 열정을 불사르고 싶습니다. 하핫.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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