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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말하지 못하고 2

현명 2004.09.29 00:55 조회 수 : 1550

사랑한다 말하지 못하고...
그렇게 보낸 세월... good bye 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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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가 아니면 할 수 있는 한 순종하세요~'
라고 말씀하셨던 간사님의 말씀이
어쩜 그렇게 되뇌여지고 되뇌여졌는지...


금요일 새벽기차로 출발해 목요일 아침차로 돌아가게 될
이번 추석 귀향은
안 즉시로, 안 기쁘게, 안 온전하게 한 순종의 연속이었습니다.

금 토 주일 월 화 수...
이 6일 중 딱 절반인
주일 월요일 수요일...
이 3일동안
너무너무 하기 싫은 것을 하라고 말씀하신 부모님으로 인해...
아니 그게 너무 하기 싫었던 저로 인해...
끝까지 마음꺾지 못한 저로 인해...



농사일을 시키시더군요...

손과 낫으로 벼를 베고, 묶고, 나르고, 훑고, 담고, 널고, 담고, ...
기계화 농업이라는 말은
할머니 댁 앞 작고, 길고, 기묘한 곡선을 가진 논에선 적용되지 않는 말이었습니다.


계속 계속 툴툴툴툴...
'난 절대로 농사 안지을 거에요.'
'차라리 밭으로 하든가...'
'왜 이런 걸 이렇게...'
'명절인데 일이나 시키고...'
툴툴툴툴...


그렇게 오늘이 왔네요.

내일 아침이면 서울로 다시 올라갑니다.

처음의 다짐... 사랑한다고 말하겠다던...
그 다짐 지키긴 지켰는데...
참 우습게 지켰습니다.


아부지께는...
제 마음을 담아...(불만이 가득 담긴 마음...)
편지를 쓰고선 맨 마지막에 한 마디 붙였습니다.
'사랑해요...'
지금 생각하니 어찌나 민망한지...
그래두 그 상황에선 저의 최선이었습니다.

어무니께는...
일을 마치고 와서 튼 TV에서 나오는 우유광고~
마지막 문구가 가슴을 치게 만들더군요.
하루에 세번 사랑한다라고 말하라는 문구 였던거 같은데...
그 광고를 보고선 엄마 들으라고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하루에 세번 말하래~ ;;;;'


냠...
임현명 이 사람 이렇게 나약합니다.
실없는 웃음만 나오네요...

가기 전에 제대로 편지 한 번 써볼까 싶습니다.
하게 될지는 잘 모르겠는데...
우리 가족들 다들 어찌나 그리 멋도 무드도 없는지...

집에 들어가야 겠네요.

잠시 PC방 나와 오랜만에 글 남깁니다.

10월엔 더 많이 웃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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