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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생각 하나

정수 2005.05.28 22:33 조회 수 : 2029

그냥 집에 오면서, 옛날에 들었던 말 하나가 기억나요.
"정수가 지금은 하나님을 잘 알지 못하지만, 언젠가 때가 되면 좁고 깊게 하나님을 사랑하게 될거야."

제가 참 애먹였던 한 간사님이 하셨던 말씀이죠.


중2때였나 중3때였나, 그 때는 교회를 한 달에 한 번 정도 다닐 때였는데, 엄마가 어느날 무슨 수련회를 가보지 않겠냐고 하더군요. 엄마 친구 아들도 이번에 가는데, 정말 좋다더라. 아는 친구도 있으니까 한 번 가봐라. 뭐 그런걸 가냐 했지만 여차저차하다가 가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기억을 더듬어 본 결과, 유스캠프(Youth Camp)였습니다. 와웸과의 인연은 중학교때 이미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

하지만 나름대로 고집 있던 그 시절, 내 마음이 동하지 않는데 거짓 고백은 할 수 없다는 굳건한 신념이 있었죠. 신이라는게 있다면 적어도 진실된 태도를 가지고, 내가 정말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고백이 아니라면 나는 절대로 노래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했죠.

그래서 유스캠프의 그 열광적인 예배 - 예배 첫 곡이 Romans 16:19였습니다. - 속에서 혼자 가부좌를 하고 꽂꽂이 앉아있었습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유스캠프 스케쥴이 아침 예배 - 강의 - 점심 - 점심 예배 - 강의 - 저녁 - 저녁 예배 등, 예배가 거의 5시간 이상 차지하죠. 보다못한 조장 간사님이 택시 기사 얘기를 해주시더군요.

'정수야, 택시 기사들도 오래 앉아있으면 몸이 많이 아프거든. 그래서 가끔 차를 세우고 기지개도 켜고 운동도 하고 그래. 마음이 안내키더라도 찬양은 안해도 좋으니까 몸을 생각해서라도 좀 일어서서 있기도 하고 그래라.'

뭐 그래서 가끔 일어났다가 앉았다가 그러곤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날 헤어지면서 해주신 말씀이 저 첫 말씀이었죠.
"정수가 지금은 하나님을 잘 알지 못하지만, 언젠가 때가 되면 좁고 깊게 하나님을 사랑하게 될거야."

-=-=-=-=-=-=-=-=-=-=-=-=-=-=-=-=-=-=-=-=-=-=-=-=-=-=-=-=-=-=-=-=-=-=-=-=-=-=-=-=-=-=-=-=-=-=-=-=-=-=-=-=-=-=

그리고 3-4년이 흐른 뒤, 고등부 교사로 고등부 아이들을 이끌고 경배와 찬양학교에 위탁 수련회를 갔습니다.
어? 그런데... 왠지 여기가 낯이 익은거예요. 구조도 알 것 같고, 여기에는 어떤 건물이 있었고, 집회장은 저기일거야~

이상하다 생각은 하면서도 언젠가 왔었나보네 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그 수련회에서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깊이 만나는 시간을 가졌죠. 그리고 바로 학교에 들어와서 와웸을 찾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죠. 첫 회심의 경험이랄까요.

그리고 곰곰히 기억을 떠올려보니... 예, 바로 중3때 유스캠프를 왔던 그 장소였던겁니다.


지금, 가끔, 그 간사님이, 그리고 그 분의 말씀이 가끔씩 생각나곤 합니다.
그리고 소망이 없는 아이들을 바라볼 때도 가끔 기억나요 ㅎㅎ
나도 속으로 저 말을 하곤 하죠. "언젠가는 하나님을 깊이 알게 될거야."

지금의 내 모습이, 가장 큰 기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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