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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움직이는거야

정수 2005.06.23 03:40 조회 수 : 1632

1학년 1학기, 예수님을 처음 만나고 한참 열심일때였죠.

어느날 종합관 수업이 끝나고 윤동주 시비 근처를 내려올 무렵 누군가 성경공부해보지 않겠냐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기억으로는 요한복음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마침 우리학교에 볼 일이 있어 들렀던 홍대 UBF 목자님이었죠. 그렇게 그때부터 (UBF대로 표현하면) 피싱하던 목자님과 관계성을 맺고 일대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제가 나름대로 difficult child여서 목자님을 참 힘들게 했었답니다. 그때 센터에서 마가복음 강해중이었기 때문에 죄에 대해서 이야기하실 때면, 나도 죄사함 받고 용서 받았는데 왜 다시 꺼내서 그러냐고 막 따지기도 하고. 왜 표적 설교하냐고 따지기도 하고, UBF는 뭐가 문제가 어떤게 문제고 이런 얘기들을 참 많이 했었답니다. 나름대로 와웸에 대한 고집도 있었고, 참 못된 태도로 양육받았었죠. 저쪽에서 다 들었으니 할 얘기만 해라 하는 태도로요.

그 목자님께 책 선물을 몇 번 받았어요. 그 중 가장 처음에 받은 책이 '담'과 '사랑은 움직이는거야'였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 4년만인가요? ^^; 이 두 권을 빼들었습니다. 간사님이 DTS에 들어올 때 책 가지고 들어와도 된다는 이야기를 하셨거든요. 어느 책이 좋을까 고르다가 문득 책장에 꽃혀있는 이 두 권을 발견했습니다.

읽어본 분들은 알겠지만 짧은 그림책이라 15분 정도면 다 읽는 책입니다. 오랜만에 쓱 훑어보면서 참 좋았습니다. 내가 어떻게 예수님을 알게 되었는지, 그리고 전도자로의 부르심을 다시 확인하는 짧고도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그 목자님이 생각나더라구요. 그토록 말 안듣던 고집쟁이 와웸 리더가 얼마나 부족해보였을까. 말씀의 우물의 깊은 데서 솟아나오는 생명이 아닌 열심과 그 수준의 통찰력으로 일하는 사람이 되려 하던 모습이 빤히 보였을텐데.

아마 제 기억으로는 2학년 1학기 지날 때까지 같이 만났던 것 같네요. 여름 수양회를 갔었으니.


부모님이야 말할 것도 없고,
부탁하는건 목자들과 신앙의 선배들의 조언과 충고를 깊이 받아들이세요. 더 깊은 차원의 것들을 경험하고 나서야 말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답니다. 또한 그 조언과 충고가 유익한 것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들은 양들을 위해서 자신의 자존감과 거절감을 내려놓은 사람들입니다.

투정부리고 거절하는 태도를 보이면, 결국 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들만 상처입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은 신경조차 쓰지 않기 때문이죠. 그 사람 주위에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고 있던 사람들만 힘들어합니다.

말 하나 거는 것이 참 힘들 때가 얼마나 많은지. 공동 관심사라는 것을 끌어내기도 참 힘들 때도 많이 있고, 양이 주는 거절감에 상처입고 찾아오는 목자들도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왜 내가 목자를 해야 하는지 울며 매달리면, 예수님은 꼭 십자가를 보여주십니다. '내가 그랬으니 너희도 그래라'


그리고 이런 전도자와 목자를 이해할때쯤에야 정말 하나님의 부르심 받은 사람으로 온전하게 섰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죠.

p.s. 읽으면서, '담'은 너무 난해하고 길고, '사랑은 움직이는거야'를 전도여행때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3.5천원이라 좀 비싸긴 한데, 몇 권 사가지고 가서, 나눠주기는 힘들거구 관심있어하는 사람들하고 같이 즉석에서 읽어보면 어떨까 싶더군요. 그 책 외에도 김수경씨가 쓰신 몇 권의 책들은 모두 현대인들의 심리를 깊이 다루면서도 가벼운 터치를 유지하는 탁월한 책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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