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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의 문제 - '내 것' 만들기

정수 2005.10.20 18:08 조회 수 : 1813

1,
어제 신촌 땅밟기를 하면서 많은 생각들을 했습니다. 경란이랑 짝이었는데 계속 예언적 선포를 하면서 신나게 기도했죠. 그 중에서 소유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제프 게이츠는 그의 저서 'Ownership Solution - 소유권에 대한 해결책'이라는 책에서, 사람들이 소유권을 점점 상실해가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 지역에 어떤 기업이 들어섰습니다. 하지만 정작 그 지역 사회 사람들은 그 회사가 해당 지역에서 어떤 일을 하건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습니다. 법적인 대응을 하거나 강제력을 행사하기 전에는 그 회사가 지역 사회를 위한 일을 하건 그렇지 않건 직접 의견을 개진할 수 없다는 것이죠.

'소유', '내 것'이라는 개념보다는 '임대'나 '고용'의 개념이 더 보편화되면서 기업 운영이나 지역 문제 등에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경향이 점점 두드러지는 것 같습니다

특히 신촌 지역은 임대나 고용의 개념이 아주 강한 지역이죠. 상인들도 한철 장사를 해서 지나가는 곳 정도로 신촌을 생각하고, 학생들에게도 이 곳은 대학 생활을 하고 떠나갈 곳 정도로 여겨지는, 정착 인구보다는 유동 인구가 대부분인 지역입니다. 때문에 이 곳을 가꾸고 보살피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고 봐야겠죠.


2.
어제 하필이면 현대백화점 뒷편 놀이터에서 땅밟기를 시작한 것이 제게는 큰 감동이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계속 보여주신 것들은 예언적 선포와 그 성취에 대한 환상이었습니다. 조명도 어슴푸레 어두침침하고 잔디밭에는 잔디가 모두 죽어있고, 나무도 가느다랗게 겨우 살아있는 그 곳을 '네가 가장 아름답게 꾸민다면 어떤 모습이겠니?'라고 물어보시며 그 모습을 상상하게 하셨습니다.

제가 상상한 모습은, 마치 우리가 잘 놀러가는 선유도나 한강 고수부지, 청계천과 같은 따뜻한 쉼터로 만들어진 놀이터의 모습이었습니다. 뛰어오르는 신촌의 땅값 - 육개짱의 밥값이 1년 새에 2900원에서 3500원으로 오를 수 밖에 없던 것을 보면서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 속에서도 국유지로서 꿈쩍않고 버틸 수 있는 그 작은 몇십 평의 공터가 그 주변의 지역에는 큰 축복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치 도회지의 활력인 청계천 같은 의미로서 말이죠.


3.
그러면서 Soul in the City가 생각났습니다. 영국의 음반메이저인 Soul Survivor에서 하는 사역 중의 하나죠. 트라팔가 광장에 수천명이 모여서 예배하고 다 같이 청소를 하는 사역입니다. 마치 토요일 아침에 시청 앞 광장에서 수천 명의 젊은이들이 모여서 뛰며 예배하고 팔을 걷어붙이며 이곳 저곳을 향해 청소를 하러 가는 모습과도 같죠. 좀 우스꽝스러운 상상이 될지 모르겠지만 DVD 앨범에서 그 모습을 볼 때는 숨이 막히는 듯 했습니다.

과연 그 놀이터를, 그리고 그런 작은 쉼터를 내 것으로 여기고 가꾸고 활용해나갈 사람은 누가 있을까.


4.
신촌을 거쳐간 수많은 선배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 한 사람의 이름을 신촌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새터문화축제, 유명종. 연세대에서 학생으로, 새벽이슬 간사로, 기연 협동 간사로 있었던 그 사람이 왜 저런 것을 할까? 어제 신촌 거리를 색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때에야, 그리고 Soul in the City를 생각할 때에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이 신촌을 진정 사랑하는, 신촌을 가꾸려는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5.
어제를 지나면서 생긴, 이 학교에서 무언가 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하고 싶은 것 중 하나가 바로 청소하는 것입니다. 기연에서 수십명 정도의 학생들만 모여서라도, 그 작은 놀이터의 분위기부터 바꾸어가는 것이죠. 황량한 그 공원을 초록빛이 나게 만들고 나무에 물을 주고 수액을 공급하고, 벤치를 만들고, 페인트칠을 새로 하고, 낙서를 벗겨내고, 화장실을 깨끗하게 만들고. 건축 디자인 하는 학생들이 그 공간을 재배치하고, 각 전공의 학생들이 자신의 몫을 담당하며 아름다운 곳으로 하나씩 바꾸어나가는 것입니다.

바쁜 도회지에서 숨쉴 수 있는 작은 녹지공간을 만드는 것. 왜 하느냐고 반문할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하는 사람은 적어도 이 땅을 사랑하는, 내가 이 땅의 청지기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일 것입니다.

연세대학교에서, 그리고 창서 초등학교에서, 주위의 작은 중고등학교들에서, 뜻있는 상인들서부터 함께 가꾸어가는 그 무언가가 저는 작은 천국의 겨자씨라고 믿습니다. 우리가 땅밟기 할 때 공교롭게도 동시에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을 외치던 어떤 교회의 사람들에게 묻고 싶었습니다. "다 좋아요 다 좋아요. 그런데, 당신들은 이 사람들을, 그리고 단지 무언가의 대상으로 여길 뿐만 아니라, 이 땅을 정말 내 것처럼 아끼십니까?"

그것이야말로 정말 그리스도인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나와 전혀 상관 없는 그 곳을 내 것으로 여기고 사랑하는 것. 잠시 머무는 곳일지라도 주께서 내게 재어주신 구역이 아름답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스도인밖에 없다고 믿고 싶습니다.


6.
조금 더 나아간 생각은, 지역 사회 차원의 복지입니다. 복지는 정부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죠. 누군가 기도할 때 구걸하는 아저씨 이야기를 했었죠. 그 작은 쉼터에서부터 그 아저씨에게 일자리를 주는겁니다. 관리인이던지 손으로 할 수 있는 무언가던지, 지역 상인회와 전체 대학생들이 함께, 신촌 전체가 그 한 사람을 위해서 캠페인을 벌이는겁니다. 그 한 사람의 인생이 어떻게 달라질까요.

나는 복음의 능력이 무언가 신비로운 불가능한 것만을 해내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복음의 능력은 무언가 우리가 할 수 없었던, 그러나 충분히 우리가 할 수 있는, 그래서 더욱 더 기적인 그 무언가를 해내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우리가 할 수 없는 그 무언가를 이루어내는 능력이라면 더 감동이 되지 않겠지요. 그것은 전혀 우리의 것이 아니니까요. 그러나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었던, 하지만 이전의 우리라면 절대로 하지 못했던 것이라면, 그것이 우리에게 더 감동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하나님과, 순종한 우리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기쁨이니까요.

모두가 스쳐 지나가기만 하는 이 땅을 사랑하고 품고 가꿀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누구가 되건, 그것은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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