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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이 글 읽고 탄력받아서 남깁니다.^^

경채 2006.03.16 22:10 조회 수 : 1815

제가 한 사람을 싫어했었답니다.

같이 수업을 듣는데, 이 분이 조금 잘난척을 하세요..

제가 보기엔 저보다 많이 아는 것 같지도 않고, 또 알아도 어설프게 알고 계신 것 같은데..

수업시간마다 조금이라도 아는 부분이 나오면 이야기 하려고 하신답니다...

제가 딱 싫어하는 스타일의 분이세요. 그 분도 용납해야 되는데 말이죠..^^

그래도 그동안 용납하자 용납하자 이렇게 생각하고 넘어갔는데, 직접적으로 저와 맞부딪칠 일이 생겼답니다.

교수님께서 수업시간에 물어보셨습니다.

"여러분. 우리나라 선거 나이가 몇 세 이상이죠?"

아무도 대답을 안 하고 있었고, 눈치를 보아하니 교수님께서도 모르시는 눈치셨습니다.

교수님께서 재차 물으셨고, 그래서 조금 시간이 지난 뒤 제가 "만 19세 입니다." 라고 대답했답니다.

그러자 제 옆에 엪에 앉아 계시던 제가 싫어했던 그 분께서

"19세와 20세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제 얼굴에서는 가식적인 미소가 있었지만, 제 머리속에서는 '말 하려면 빨리 말하던가...' 라는 생각이 가득 차오르더군요.

교수님께서 의아해 하시면서 왜 나뉘어져 있냐고 했더니, 그 분께서..

"지방행정학 시간에 배웠는데, 뭐 하나는 20세이고, 나머지는 19세라고 들었습니다." 라고 하셨답니다.

어릴쩍부터 부모님께 항상 자만하지 마라 교만하지 마라 라고 이야기를 들어온 터라 평소같으면 그냥 넘어갔을텐데, 그날은 저도 모르게 발끈 해버렸습니다. 그리고 나서 이렇게 말했죠.

"공직 선거법에는 만19세로 나와있고, 지방자치법에는 만19세로 나와있으며, 주민투표법에는 만20세로 나와있습니다."

제가 싫어했던 그 분을 보지도 않고 얘기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나서 저는 잠시 의기양양 해졌습니다.

그 분의 ANTI가 많았던 모양인지, 그 분이 기가 꺾여서 좀 가만히 있자 강의실 안의 몇몇 분들이 막 비웃으시더군요....

그 분위기를 느끼자.. 너무 죄송스러웠습니다.

저야 그 과목 청강이니깐, 그냥 그 다음 시간부터 안 나가도 상관없지만, 그 분은 아니니깐요..


그 일이 있고 난 다음에 참 많이 생각했답니다.

그동안 나는 얼마나 잘난척을 많이 했는가....

그리고 여러분들께 굉장히 죄송한 마음이 많이 들었답니다.

저는 이 모임이 참 편하게 느껴져서 그렇게 속에 있는 이야기들을 할 수 있었는데..

듣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얼마나 재수없었을까... 라는 마음도 참 많이 들었구요...

정말 죄송하구요...

정말 여러분들은 마음이 참 넓으신 것 같아요.

저같은 사람도 아직도 YWAM 사람으로 받아주시고, 또 볼 때마다 인사해주시니깐요..^^

전 여러분들에게 아무 것도 해드린 게 없는데 말이죠...


저도 정민이처럼 훈련받고 있는 중이랍니다.

분주함 가운데 여유로움을 느끼는 것이라고나 할까요..^^

다른 한 가지는 완벽주의 기질을 깨는 것..

상황과 환경의 변화에 영향받지 않고 항상 웃는 얼굴로, 상대방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따뜻하게 대해주는 것....

개인주의적이고, 자기 주장 강하고, 독선적인 제가 갑자기 하려니 참 어렵네요.

질풍노도의 시기는 사춘기만이 아닌 것 같아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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