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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삶

정수 2006.04.01 11:41 조회 수 : 1702

오늘은 드디어 야곱이 라반을 만납니다.

야곱은 극적으로 라반을 만나게 됩니다. 14년 동안이나 그를 위해 일하게 되지요. 라헬을 얻게 위해 라반을 섬기는 동안, 야곱은 많은 것들을 배웠을 것입니다. 인내하는 것, 사랑하는 것, 소망하는 것. 그는 단지 라헬을 사랑했을 뿐인데요, 그것은 야곱의 성품을 변화하게 했습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게 되면 사람들은 '내 삶이나 비전은 끝났다.'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더군요. 지극히 사소하고 평범한 삶이 될거라는-아이는 꽥꽥 울어대고 맨날 쳇바퀴도는 직장 생활에...- 그런 생각이겠죠. 하지만 야곱은 무려 14년 동안이나 한 여인과 사랑에 빠져 있었습니다. 정말 이게 무슨 믿음의 조상의 모습인가요. 비전을 따라 원대한 꿈을 가지고 나래를 펴는 그런 삶과는 전혀 상관없이 그냥 양 치면서 조그만 기쁨에 만족해하는 모습이 말이죠.

그러나 그것은 야곱에게 소중한 시간이었을겁니다. 그 시간은 사랑으로 가득 찬 시간이었고, 기대와 기쁨이 가득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비록 대단히 사소하고 지극히 개인적이고 볼품없는 시간이었지만요. 그것은 '그래서 야곱은 평범하게 오래 오래 살았습니다'라고 평가되는 어떤 길로 그의 삶을 결정짓는 시간이 아닌, '네 이름을 이스라엘이라 하겠다'라는 놀라운 선포를 향한 단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제 끝이네, 좋은 시절 다 갔네'라고 생각할만한 그 시간은, 야곱의 삶을 볼 때에는 하나님의 놀라운 꿈을 향한 단지 시작에 불과했다는거죠. 그것은 지금의 사소하고 평범한 삶에서 시작합니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시간들을 소중히 여겨야겠습니다. 그것이 대단히 사소하고 일상적이고 개인적일지도 모르지만, 너무나 중요하니까요.


캠퍼스에서의 시간, 특히 DTS에서의 시간은 물론 특별하지만 너무 평범한 시간이었죠. 예배드리고 양육하고 뭐 하고 뭐 하고. DTS에서는 정말 강의 기간이 끝나고 캠퍼스 아웃리치때는 비슷비슷한 시간들이었어요. 물론 그때 그때는 놀라운 인도가 있기도 했지만, 전체로 봤을 때 말이죠. 그러나 그 시간이 참 소중하네요.

야곱도 그의 삶을 돌아볼 때, 생각만 해도 따뜻하고 흐뭇하게 하는 기억으로, 라헬만을 바라보며 살았던 14년 동안을 꼽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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