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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신을 벗으라.

유미 2006.06.05 04:55 조회 수 : 1564

내가 벗은 신발.

무슨 신발들을 신고 있었을까
신발장에는 어떤 신발들이 있었을까
바꿔 신는 재미에
옷과 맞춰 입는 재미에
새로운 것들을 사서 집어 넣는 재미에
신발을 벗고 살수도 있다는 것은 생각해보지 않았어.

벗은척 하다가,
아니면 다 벗은것처럼 속안이 훤하게 들여다 보이는 젤리구두
같은 것을 신고 있어서, 몰랐어.

그런데 오늘은 맨발로 예수님 앞에 앉아서
내가 그동안 신었던 신발들과 맨발의 이야기를 해보려고해.

1번 번쩍이는 명품구두.
번쩍이는 명품구두.
아직도 내 마음이 눌리고, 내가 초라해진것 같은 마음을 감추려고 하면 꺼내는 상표 좋은 명품구두. 편한 것 뿐만 아니라, 사실 그 보기 좋은 구두는 편하지도 않아. 내가 예수님 빼고 으시댈수 있는, 나의 어깨에 힘을 주는 그 구두. 그 구두는 초라한 내 발만 감추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 없이도 잘난척 하고 싶은 내 초라한 마음을 감추는데는   안성맞춤이지. 이 구두를 벗고 싶었어. 그래서 맨발로 내 발가락들이 모래알의 촉감을 느끼게 하고 싶었고, 가시밭길에서 상처나도 계속 걸어가는 야성을 갖고 싶어. 그래서 돈이 아니라 내가 갖은 예수님만이 보석이고 명품이 되게 하고 싶어. 그래서 오늘 그 구두에게 이야기해. 어떤 부자들은 참 밥맛이 없어. 가진게 돈밖에 없는지 돈 이야기 밖에 안해.
" 널 신으면 난 퍽이나 멋진것 같아.
  널 신으면 난 참 세련되어지는 기분이야.
  그렇지만, 나의 부요는 너에게서 온게 아니야.
  내가 가난할때도 부요할수 있는 것은
  바로 맨발로도 걸어갈수 있는 하늘이 나에게서 주신 용기야.
  안녕."

2번 왕자님을 기다리는 신데렐라의 유리구두.
모두들, 무도회에서 왕자님을 만나기 위하여 최고로 예쁘게 단장하고 공부하고 연기하고 살고 있었어. 나 또한 질수 없어라, 최선을 다해 무도회의 잔치에 참가하기 위해 생쥐와 참새들의 도움을 받아서 기필코 댄스파티에 참가하여 왕자님을 만나고야 마는 신데렐라처럼 노력을 다했지. 여우가 되기 위한 묵상집도 읽고, 진실을 절대 말하지 않는 내숭의 훈련또한 몸에 베이고 있던 중, 예수님을 만났어.
한참은 예수님도 남자인줄 알고 줄다리기 했던 것 같아. 내 마음 안보이고 눈치껏 관계를 맺는 누구나 아는 재밌지만 뻔한 이야기. 그러다가 진실된 관계가 궁금해졌어. 뭐 그런거 있잖아. 서로의 아픔을 나누고, 뭐래더라, 삼각형 사랑. 꼭지점을 예수님에 두는. 그거 해보고 싶더라. 그걸 해야 겠다는 것이 나의 유일한 소망이 되어버려서 잠깐 정신을 나갔던 적도 여러번 있었지. 전도 하다가 사랑에 빠져서 교회 안나오고, 예배당이 아닌 연애당이 되어버리는.
물론 지금도, 새로 내 앞에 앉은 어떤 형제의 뒤통수에 가슴이 떨리고, 이 사람인지 아닌지, 머리에 땀이 나도록 기도해보고, 머리속이 터지도록 빗질도 해보지. 하지만 남자 만나려고 예수님 만난거 아니잖아.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모든 쓸것을 채우시리라.
목적을 상실한 정신없는 양이 되긴 싫어. 예수님 사랑으로 혼자서도 빛나는 양이 될때, 나에게 아름다운 것들을 선물해주실꺼라 믿어. 물론 가끔씩 정신을 잃을 정도로 외로워서 이불을 안고 울때도 있지만 그 외로움 마저도 아버지께로 가는 비밀통로라 생각하니 기쁘지 않을수 없네. 결혼의 환상에 사로잡혀 오늘도 예수님이 아닌 어떤 예쁜 자매나 멋진 형제를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 같은 우리의 눈빛을 십자가에 고정하겠어.

3번. 실내용 양떨 쓰레빠.
편안하고 싶었던 것 같아. 벽난로 앞에서 한 겨울에도 땀이 나는 양털 쓰레빠를 신으며 홀짝 홀짝 코코아 마시는 삶이 좋았지. 그래서 그 양털 쓰레빠를 구입하기 위해 참으로 많은 하이힐을 신고 예쁘고 옷을 차려 입고 직장생활 했던 것 같아. 그렇지만 만족감과 감사함이 없었던 화려해보이기만 했던 강남 압구정에서의 직장생활을 버렸어. 최고의 스타일을 입어야만 했던, 항상 유행 지난 바지를 입으면 마치 바지도 안입은 것 처럼 뺨이 벌게지던 그런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입술로 무엇을 찬양하고 기도하기 보다는 , 무엇을 바르는 것이 더 중요했던 그 화려한 시간과 편하지만 허무했던 그 멋있어 보임을 버리고, 맨발로 걸어갈래. 묵묵하게 예수님이 가신 길을 걸어갈래. 조금 불편하면 어때. 편하려고 살려면 왜 태어났니.

4번. 최고 빨리 달리려고 했던 나이키 운동화.
'너한테만은 질수 없다.' 라고 입술을 깨물며 본때를 보여주겠다던 내 주먹이 있었어. 지나친 경쟁의식, 결과에 대한, 평가에 대한 중독적이고 병적인 집착. 그 등줄기에 땀나는 경쟁의식에서, 달리다가 운동화 끈이 풀려도 그냥 뛰었던 스피드 광 소녀의 삶은 이제 그만.
이제는 좀 뒤에서 뛰어도 괜찮아. 그렇게 빨리 다니는 것보다는 누구와 함께 뛰고 어디로 뛰는 것이 더 중요한거 겠지. 운동화를 고르면서도 상표를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일반 동대문 운동화들은 눈길 하나 주지 않았던 나의 교만한 눈초리. 남들이 나의 나이키 운동화를 알아 주지 않으면 은근히 마음 상해, 긴 청바지 들어 올려 은근히 자랑하던 그 시간도 안녕.
난 고무신을 신고라도 뛸래.
난 맨발이라도 뛸래.
난 그게 좋아.

5번. 무좀과 습진과 티눈과 상처투성이의 맨발을 벗자.
맨발로 좀 걸었다고 얼마나 잘난척을 하고 나의 의를 높혔는지, 신발신고 걷는 애들 마구 정죄하고, 조금만 힘들면, "불쌍한 나, 불쌍한 나, 맨발로 예수님 길 걷느라 이렇게 힘들었지, ' 하며 은근한 영적 교만과 자기 연민을 반복적으로 빠져있던 나, 잘못된 상처와 시각으로 발이 발인지 손인지도 몰랐던 나의 삶을 이제는 벗기 원한다.

내게 주신 신발이
나이키든 구찌 가죽신발이든, 신데렐라 유리구두던, 보송보송한 양털 쓰레빠든 그 겉모습에 신경쓰지 않기 원한다. 때로 걷는길 하나님께서 허락하셔서 나에게 주신 축복의 신발들을 곱고 감사하게 쓰고 항상 주신 주인님에게 찬양을 올려드리는 노래하는 발이기 원한다. 그래서 내가 가는 길, 나의 발로 인하여 많은 발들이 격려 받고 축복 받는, 아버지의 노래 하나만 있으면 춤출수 있는 예수님의 맨발의 딸이자 하나님의 여인이 되기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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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 아니구요. 하하하-_-) 여기 DTS하고 있는 이영언니 글인데. 너무 공감이 되고 솔직한 것 같아서. 그냥 나누고 싶었어요. :)

사실 book report;
허락받고 올려요 :D으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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