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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처음 이 캠퍼스에 발을 딛으면서...

정수 2002.12.05 03:51 조회 수 : 1982

사실 제 평소 성적으로는 이 학교는 올 수 없는 학교였죠. 기껏해봐야 모 S대(ㅎㅎ 어떤 학교인지는 상상에...) 정도? 지금 말하고자 하는 중요한건 학교의 우열이 아니라, 이 학교에 마음이 없었다는 겁니다.

처음 특차 접수하러 연세대에 와서 만난건 UBF 초대 팜플렛이었죠. 대학에서는 이상한 동아리들 많다는데, 이거 혹시 이단 아닐까 하는 우려섞인 생각과 함께, 낭만적인 학교 생활을 꿈꿨더랬죠.

그게 산산조각난건 반 OT에서였습니다. 전혀 적응 안되는 문화. 특히 새터에 가서는 절정에 다다랐죠. 결국 시체실에 끌려들어가서는 정신을 잃고...

...

내가 이 곳에서 무엇을 해야 하나...


화요모임에 갔더랬습니다. 있는 곳을 거룩케 할 사람. 중보자가 될 사람. 그 영역 가운데 하나님을 알릴 사람. 그런 사람에 대해 말하더군요. 그래서 그것을 대학에서의 제 사명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첫 개강예배때 들었던 민경배 교수님의 설교. 연세대 역사의 산 증인이신 교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비로소 이 학교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세계 굴지의 타이프라이터 회사를 포기하고 세운 이 땅.

이제 제법 정착해도 될만한 중견 선교사가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평북 지방으로 전도여행을 하시다가 어느 집 굿판의 병든 소녀를 위해 금식기도 하다가 얼마 후 본국으로 송환되어 쓸쓸히 생을 마감한 그 사람.

친구였던 아펜젤러와 함께 누가 먼저 이 땅에 발을 딛나 앞다투어 배에서 내리던 그 사람.

그리고 당시 사농공상의 계급 사회에서 파격적으로 상대를 설치하고 세움으로서, 성균관, 집현전, 경성제대 등의 엘리트 지식인들과는 별개로 이 사회의 실질적인 필요들을 채우는, 기독교 지도자들을 양성한 학교. 조선판 7MM의 일꾼들을 배출한 그런 학교.


많은 사람들이 '연세 동산'이라는 말에 히스테리컬한 반응을 하지만, 정말 이 학교에 부르심이 있고 이 학교를 사랑하는 사람만이 그 말을 할 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교사의 첫번째 자질,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야 너무 당연한 것이라 차치하고, 첫번째 자질은 있는 그 땅을 사랑하는 것이죠.

마치 역대 이스라엘의 사가들, 선지자들이 대단한 민족주의자였던 것 같이. 당대의 중견(?) 선지자였던 요나가 바벨론을 그토록 증오했으리만큼, 그래서 하나님께서 직접 말씀하셨어야 할 만큼 자기 민족을 사랑했던 것 같이...


도대체 이 학교에 무슨 약속이, 이 학교가 어떤 가치가 있길래 자신의 삶과 재산을 들여 세우고, 많은 사람들이 눈물 흘리며 기도하고 헌신하는가.


학교를 일찍 마치고 총총히 교회로 가는 후배들을 볼때면 참 안타깝습니다. 내 삶의 자리는 여기인데... 내가 성장하고, 내가 배우고, 내가 일주일간을 사는 곳은 바로 여기인데... 그리고 여기를 사랑하고 품어야 되는데... 여기가 주님께서 피값으로 사신 전쟁터의 한 가운데인데... 중보자를 찾으시는 그 현장인데...

왜 학교에서 예배를 드려야 하고, 왜 학교에 있어야 하는지를 모르겠다거나, 학교에 적응을 하지 못하겠다거나, 아무런 사명감 없이 공부만 하는 곳으로 여기는 후배들을 볼때면 참 안타깝습니다.


이 자리, 이 학교에 하나님께서 주신 약속, 꿈. 마치 우리가 계7:9를 보듯이, 이 학교에 보는 것. 이 학교는 기독교 가치관을 가진 사회 지도자를 양성하는 기독교 학교임이 회복되는 것.

하나님은 그의 약속을 기억하는 자에게 그 언약을 이루십니다. 다니엘이 예레미야가 예언한 그 예언을 수십년 후에 기억하고 그것을 위해 기도했을 때 미가엘을 보내셨던 것처럼. 그의 약속을 기억하는 자에게 그 언약을 이루십니다. 하나님께서 구약에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이라고 당신을 계시하시면서 계속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하셨던 언약을 기억하고, 그 언약의 이름을 부르도록 하신 것처럼. 그의 약속을 기억하는 자에게 그 언약을 이루십니다.

그리고 우리 몸에 존재하는 이 학교에 대한 소망. 하나님께서 이루실 언약. 이것들이 끊이지 않고 이어져 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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