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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더.. 시한편..

선형이 2003.01.18 03:58 조회 수 : 1554

          하관
                           박목월

관(棺)을 내렸다.
깊은 가슴 안에 밧줄로 달아 내리듯
주여
용납하옵소서
머리맡에 성경을 얹어주고
나는 옷자락에 흙을 받아
좌르르 하직했다.

그 후로
그를 꿈에서 만났다.
턱이 긴 얼굴이 나를 알아보고
형(兄)님!
불렀다.
오오냐 나는 전신으로 대답했다.
그래도 그는 못 들었으리라
이제
네 음성을
나만 듣는 여기는 눈과 비가 오는 세상.

너는 어디로 갔느냐
그 어질고 안쓰럽고 다정한 눈짓을 하고
형님!
부르는 목소리는 들리는데
내 목소리는 미치지 못하는
다만 여기는
열매가 떨어지면
툭하고 소리가 들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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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때 언어영역 문제집 풀다가 읽고서 울어버린 시다.

내가 좋아하는 시중 베스트 3에 들어간다.

윤동주의 별헤는밤, 박목월의 하관, 그리고 밑에 적은 이형기의 낙화

지금도 힘들 때, 여러 생각을 도와주는 시들이다.

그리고 나의 사고의 한부분을 지배하고 있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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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때가 생각난다. 아무것도 몰라도 순수 했던 시절..

그리고 그때 했던 참으로 수줍은 헌신들...

얼마나 그길을 가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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