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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 그리고 뒤늦은 후회

도연 2003.08.27 03:21 조회 수 : 1832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온 식구가 서울로 올라와서 같은 집은 아니더래도 외할아버지와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 산지가 벌써 10년을 훌쩍 넘은 것 같습니다
어머니가 장녀시기에 손자들 중에 나이가 가장 많아서 그나마 철이 든 그리고 교육자 자녀라 그나마 예의를 아는 편이었기에 할아버지께선 외손자들 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형제를 맣이 사랑해주신 것 같습니다
할아버지와 우리 세식구 이렇게 가끔 같이 영화를 보고 같이 식사를 하고... 그때 잠시나마 느꼈던 불편했던 기분... 지금으로선 도데체 왜 그랬을까 하는 부끄러움과 후회로 남게 되는군요
바로 3층만 내려가면 되는데 왜 좀더 찾아 뵙지 못하고 왜 좀더 같이 식사해 드리지 못했는지 단지 같이 있어드리는 것만으로도 그렇게 좋아하셨는데...
일전에 어머니께서 외사촌 여동생이 월급받아서 할아버지께 용돈 드렸다고 너도 뭔가 조그만 거라도 사 드리라고 하셨을 때 학생이 뭐 벌써부터 그럴 필요 있냐고 그냥 넘겼었지요 속으로 내가 돈벌기 시작하면 그애가 드린 돈 10배는 더 용돈으로 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젠 10배는 고사하고 10분의 1이라도 드릴 수가 없네요 심심할때 드시라고 사탕한봉지 사드리지 못했던게 후회로 남을 뿐입니다
오늘 장지에서 어머니댁 어른분들 만나뵜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이모가 젊어서 돌아가신 작은 외할아버지 이야기를 해 주시더군요 평소에 내가 그 작은 할아버지를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할아버지 마음 아프실까봐 속으로만 생각했었는데 오늘 그분들께서 제가 그 작은 할아버지를 쏙 빼닮았다고 말씀하시더라고... 그리고 할아버지께서 그 작은 할아버지를 그렇게 사랑하셨었다고...
울컥 눈물이 날뻔 했습니다 항상 제게 무언가를 해주시려고 하셨던 할아버지 생각에...
오늘 장지에 친할머니께서 오셨더군요 몇해전 금전적인 문제로 어머니와 소원해져 있었던... 때문에 몇해간 찾아뵙지도 못했던... 하지만 오늘 뵙는 순간 그동안 쌓였던 그리움이 복받쳐 올랐습니다 또한 몇해간 많이 늙어버리신 모습에 다음주면 출국할텐데 돌아와서 또 후회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거동도 불편하신데다 이 굳은 날씨에 장지까지 오신 할머니와의 만남에 어머니의 응어리지심은 많이 풀어지신 것 같습니다
당장 추석때라도 내려가서 함께 해드리고 싶지만 다음 주에 출국한다는 사실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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