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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에 대한 몇가지 단상 - Part 1

경훈 2003.09.16 23:21 조회 수 : 1792



오랜만이에요. 이따금씩 뜬금없이 엄한 글을 올리는 습성이 되살아나고 있는 시간들입니다.  


며칠 전에 프란시스 쉐퍼의 책을 보면서 한 구절을 지나치게 되었습니다.
저로서는 적어도 예수전도단이란 곳에 3년째 몸담고 있는 시간동안 계속해서 고민했었던 부분을 정곡으로 찌르는 말씀이었죠.
에스겔서 33장 말씀이었습니다.  


"그러나 파숫군이 칼이 임함을 보고도 나팔을 불지 아니하여 백성에게 경고치 아니하므로 그 중에 한 사람이 그 임하는 칼에 제함을 당하면 그는 자기 죄악 중에서 제한바 되려니와 그 죄를 내가 파숫군의 손에서 찾으리라 인자야 내가 너로 이스라엘 족속의 파숫군을 삼음이 이와 같으니라 그런즉 너는 내 입의 말을 듣고 나를 대신하여 그들에게 경고할찌어다 가령 내가 악인에게 이르기를 악인아 너는 정녕 죽으리라 하였다 하자 네가 그 악인에게 말로 경고하여 그 길에서 떠나게 아니하면 그 악인은 자기 죄악 중에서 죽으려니와 내가 그 피를 네 손에서 찾으리라"

에스겔 33:6 - 8

'세 왕 이야기'를 읽어보신 분들은 공감하시겠지만, 권위에 대한 예수전도단의 가르침은 이 단체의 정치적인 시각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저는 정치를 논할 생각도, 자격도 없는 사람입니다.
다만 이곳에서 제가 지금까지 고민했던 내용들, 그리고 DTS라는 곳 안에서 새롭게 눈뜨고 또 개인적으로 대면하게 된 내용들에 대해서 여러분께 나누려고 합니다.


첫번째는 '비판의 근거'라는 것입니다.
이 얘기를 꺼내면서 조심스러운 마음이 앞서는 건 사실입니다. 정치적인 내용으로 흐를까봐에 대한 걱정도 아니고, 저의 얕은 수준이 드러날까봐에 대한 우려도 아닙니다. 다만 이 글을 받아들이는 여러분,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입장이 어떨까라는 생각들이 계속해서 머리 속을 맴도는 걸 느끼기 때문에 그렇지요.

저는 우리나라의 현대사, 특히 독재정권이 들어섰던 약 25년간의 역사를 나름대로 살펴보면서 한가지 크게 실망했던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교회의 역할에 관한 부분이었지요. 특히 독재정권의 태동과 맞물려 태어나게된 대형교회들의 행태는 그리 자랑스러운 것이 못됩니다.
한국 교회는 독재정권 하에서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정치적인 성격의 논의를 떠나서 그 침묵이 시사하는 것은 바로 박정희 정권이 내건 경제발전을 담보로 이 땅의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가해진 억압과 착취에 대해 교회는 외면해버린 것이죠.

구체적으로 현대노동사를 살펴보면 씁쓸한 사실 한가지에 직면하게 됩니다. 비인간적인 착취의 대상이었던 노동자들 사이에서 일어난 노동운동을 지지하고 또 어떤 형태로라도 도와주었던 집단은 다름아닌 소규모의 선교단체들을 위시한 청년단체들이었다는 사실이지요. 어떤 이유로든지 이른바 대형교회 들은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았습니다.

물론 교회는 분명 정치를 논하는 곳이 아닙니다. 그러나 동시에 교회는 정치논리를 뛰어넘는 진리, 세상 학문의 담론적 성격을 뛰어넘는 절대적인 진리가 있는 곳이며 이 진리는 교회 안에서만 적용되고 교환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세상'에 적용되어야 하는 진리입니다.
에스겔서는 그런 의미에서 중요한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바로 '진리의 선포'에 관한 부분이죠.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집단은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인들 밖에 없습니다.
로렌 커닝햄이 금요모임 설교 중에 언급했던 것처럼, 상대주의가 극도로 범람하고있는 현대사회에서는 더더욱 그렇지요.  
그렇기때문에 그리스도인일수록 정치에 대해 적극적으로 이야기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세상의 정치인들이 하는것 처럼 우리의 주장을 관철시켜서 담론화시키기 위해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말씀에 근거해서 행동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세상을 경책하기 위한 비판' (너무 말이 거창하게 들리시나요?) 은 그 나름대로 진리의 선포가 되는 것이죠.

물론 전제조건이 있지요. 정말로 '진리'를 논하는 경우에만 이 일 가운데 능력이 나타난다는 사실입니다. 이건 자연스럽게 통찰력의 문제로 넘어가구요, 이 부분을 얘기하자면 아마 전 밤을 새야할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제가 감지하는 바로는 우리 안에 있는 고질적인 '비판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기름부으신 자를 대적하지 않는'다는 논리로 불의에 대해 침묵한다면 그것은 그 나름대로의 명백한 죄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권위는 하늘로부터 왔다고 로마서에 명백하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야기 하고 싶은 부분은 그렇기 때문에 모든 권위의 사용이 정당하거나 바람직하진 않다는 것이죠. 마치 부시 대통령의 권위 자체의 정당성을 따지는 것은 옳지 않지만 그 권위의 올바른 사용 - 그의 경우에는 UN도 동의하지 않은 야만적인 전쟁을 일으킨 일이 되겠죠- 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가야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독재정권 하에서 교회들이 민중의 고통과 사회적 불의에 대해서 침묵하기로 결정하고 정권의 지배논리에 철저하게 놀아났던 것이 명백한 죄였던 것처럼, 또 히틀러 정권 밑에서 침묵으로 일관했던 독일교회와 신학계가 명백하게 죄를 범하였던 것처럼, 오늘날에도 에스겔서의 말씀은 동일하게 우리에게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실로 무서운 일이죠,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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