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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하지 않고 싶은 날...

任장군 2003.10.26 02:46 조회 수 : 1624

어제랑 오늘은 딱 그런 날이었어요.

그래서...
암 것두 하지 않았죠.

아니 정확히 말하면...
주일 예배 빼구 아무 것도 하지 않았어요.

교회에서 하는 소그룹 모임도,
중고등부 모임도,
예배 스탭으로써 1부 예배 참석도....
그냥 가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화가 나서였어요...
시험은 다 끝났는데
시험이 끝나면 확실히 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쉴 수 없는 것이 화가 나서...
너무 너무 억울해서 울고 싶을 정도로...

온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권위자 분들에게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함께 섬기는 사람들에게 뭐라 해야 할지...

그러면서도 온종일 투덜 거렸습니다.
주님...
저한테 왜 이러시냐구
너무 힘든데... 쉬지도 못하게 하신다고...


그런데 투덜거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거 내가 시작한 건데...
대충 기도하고 내가 시작한 건데...
그런데 투덜거리고 있구나...

오늘 2부 예배 때, 정말 깊었던 그 예배에 꿍한 마음으로 카메라 잡으면서
"아~ 나도 그냥 예배드리고 싶다. 주님 앞에 그냥 나가고 싶다." 투덜거리다.
예배를 마치고선 그자리에 쭈그리고 앉아 한참 울었었는데...
저는 제가 시작한 일들을 가지고 주님을 원망하며 그토록 서럽게 울고 있었던 겁니다.


아...



1학년 째, 시간이든 재정이든 마음이든 상황이든 학업이든 뭐든
좀 여유 있었을 때는 쉽고 즐겁게만 느껴졌던 것들이
지금은 어느 것 하나 여유로운 것들이 없다고 느껴지면서
조금만 지혜로웠다면 처음부터 예상할 수 있었을 과부하들이
이미 여기저기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머리보다 더 영리한 제 몸은 벌써 그것을 눈치채고 있었죠.

하나하나 풀어가고, 내려 놓을 것들은 내려놓으며
이 시기들을 정리하려고 합니다.
제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싫은 소리 듣는 것'도 감래하려고 합니다.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아니 힘들 것이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렵니다.


저 요즘 이러구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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