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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축이 닳아버린 내 구두는 내 삶의 증인입니다...

최인혁 2003.12.14 15:48 조회 수 : 1782

사랑하는 주님...
세모의 창가에 서있는 요즈음입니다.
올 한 해도 내게 선물로 주어졌던 많은 시간동안 많은 말들을 쏟아내었고, 많은 행동들을 하였으며 많은 걸음들을 걸었습니다.
그리하여 나의 구두는 뒤축이 닳아버렸습니다...

뒤축이 닳아버린 나의 구두는 내가 지금껏 걸어다닌 수많은 장소를 알고 있을 것입니다.
언제나 편안하고 참을성이 많던 나의 구두는 내가 지금껏 만나 본 수많은 이들의 모습도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나의 언행을 지켜보던 나의 구두는 내가 쓴 시간의 증인입니다...

고르지 못한 땅으로 인해 나의 구두가 닳아버린 것처럼 울퉁불퉁하기 짝이 없는 나의 말과 행동으로 인해 나의 인격과 삶도 부끄럽게 닳아버렸습니다.
나의 구두가 닳아버린 것은 땅 때문이지만 내 삶이 닳아버린 것은 나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세모의 창가에 서있는 나는 지금 주님 앞에서는 물론이요, 나의 구두 앞에서조차 부끄러워할 수밖에 없습니다...

구두를 신는 작은 행위는 살아있는 사람들만의 특권입니다.
살아있는 것 같으나 죽어있는 나의 양심을, 나의 삶을, 나의 사랑을 다시금 깨우는 시간이 되게 하옵소서...

지금 이 시간에도 복음을 전하는 모든 자들과
복음을 듣지 못한 채 죽어가는 자들과
복음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팍한 마음으로 죽어가는 자들과
북한 땅에 있는 형제 자매들과
먼 타향에 와서 정당한 땀의 열매를 먹지 못하고 억압당하는 외국인 노동자들과
먹을 것이 없어서 죽어가고 먹을 것을 주어도 받아들 힘조차 없어 죽어가는 자들과
물이 없어서 죽어가고 오염된 물로 인해 죽어가고
우리나라에서는 보건소에서 무료로 놓아주는 그 간단한 예방주사조차 맞지 못해 질병으로 쓰러져가는 어린 아이들과
이 땅의 모든 외로운 자들과
고아와 과부들과
억압구조 가운데 고통 당하는 여성들과
전쟁가운데 공포 속에서 피흘리는 자들과
박해받는 교회를 포함한 이 땅의 모든 교회와 순교자들과 그들의 유족들과
함께 하시고 위로하시고 힘주시고 구원하여 주시옵소서...

우리 모두가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하지 않고 무자비와 거짓을 그냥 넘기지 않으며 끊임없이 하나님과 모든 인간에게 눈길을 주며 살게 하옵소서...
우리의 삶을 통해 이 땅의 눈물이 사라지고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는 감격적인 장면을 바라보는 기쁨을 저희 모두에게 허락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공중에 아무 받침대도 없이 지구와 온 우주를 매달아 돌리시는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찬양하며
유일한 그리스도되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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