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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직한 동산

정수 2004.04.21 04:46 조회 수 : 1561

제 블로그 이름이기도 하죠. 오름직한 동산.
글쎄, 좀 세련되어보이는 이름은 아닌데...^^)a

제가 2학년때였을거예요. 당시에 (지금은 캠퍼스 워쉽이 된)금요모임에서 꿈이있는자유의 '사랑'이라는 노래를 한창 불렀던 한달여가 있었어요. 워쉽곡들만 부르다가 갑자기 웬 CCM? 하지만 예배 흐름에서 부르니 또 다른 맛이 있더군요.

예배 중에 그런 묵상을 했습니다. '저기 높이 솟은 산이 되기보다, 여기 오름직한 동산이 되길'이라는 가사를 읊으면서, 그 가사대로 되고 싶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지금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구요.

제가 고2-3때부터 케어해오던 후배 둘이 있습니다. 어떻게 둘이 서로 만났는지 착 붙어서 잘 노는 녀석들이죠. 그다지 사교성이 있는 녀석들은 아닌데 둘이 그렇게 잘 맞았나봅니다. 그 두 녀석과의 저와의 관계는 그때 기준으로 한 3년 정도 되었을까요? 나름대로는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잘 흡수하고 따라오던 아이들이었는데,

어느날 보니 두 녀석 다 어려움에 있던거였습니다. 삶의 깊은 고민에 빠져들 때였죠. 두 녀석 다 마음에 들지 않는 학교에 들어가서 한창을 방황하고 있던거였죠. 그런 상황이었는데

그 찬양을 부르면서, 내가 대하기 편하고 형처럼 조언해주고 먼저 앞서가는 사람으로서 길을 알려주고 많은 분야들을 보여주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아이들에게 오히려 저기 높이 솟은 산이 되지는 않았는지 하는 생각이 가슴에 아려오더군요.

요즘도 가끔 교회 후배들을 보고 이것 저것 많이 조언해줍니다. 그리고 덧붙여 내 경험들을 이야기하죠. 하지만 그럴 때면 가끔 듣는 대답은, '그건 형이니까 그렇죠', '난 형만큼의 그릇이 안되는 것 같아요'라는 대답들. 내가 너무 저기 멀리 높이 솟은 산이 되어버린 건 아닐까... 난 그냥 여기 오름직한 동산이 되고 싶은데...

하지만 그게 잘 안되나봅니다. 나는 나름대로 오름직한 동산이겠다 싶지만 남들 보기에는 아직도 아닌가봅니다. 오히려 높이 솟은 산이 되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면 나를 끌어내려야 하지요.


가끔 대표리더라는 자리가 높은 산의 자리는 아닐까 두렵습니다. 스스로는 최선을 다해 포장하지 않으려고 하고, 스스로를 바쁜 척 포장하며 뒤에 숨지 않으려 하고, 내 삶을 완전히 투명하게 열어보이려고 노력하고, 격려하고 지원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도 높은 산인건 아닌지 두렵습니다.

내게 참 좋은 대표리더의 본을 보여 준 선배들과 사랑하는 친구 주현이까지. 내가 그들에게 느꼈던 따스함과 섬김을 내가 보여주지 못할까 속상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내가 무언가를 행함으로서 그런 것이 흘러나오는 것이 아닌 줄은 알지만... 내 생각의 50%는 당신들 개개인의 삶에, 그리고 30%는 연세와웸의 비젼과 행사, 일들, 그리고 20%는 나 자신의 일들에 쓰여지고 있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과연 잘 하고 있는 것인가 다시 점검하고 또 점검합니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방향성이 옳은 길인가를 또 생각하고 또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어떻게 도와주고 격려하고 배려할까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에도 불구하고 내가 높이 솟은 산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 두렵습니다. 어쩌면 사람들을 섬기고 배려한다는 것이 자칫 사람을 두려워하게 된 것은 아닐까요.


주님, 하지만 내가 당신을 '안다'는 것이 내게 얼마나 큰 안정감이 되는지.

2학년, 3학년때는 참 많이 힘들었습니다. 1학년때는 한시간 걸리는 교회를 왕복하며 교회 공부방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겠다고 뛰어들었었고, 교회에서도 고등부 교사로, 와웸 리더로, 거의 한두달에 한번마다 교회에서 밤을 새며 5분 내외의 영상을 만들었었고, 40명 규모의 자료들을 만들고 분기마다 포스터 디자인하고 수련회 준비하고 보고영상 만들고. 영상 하는 사람들은 혼자서 촬영하고 편집하고 랜더링하고 상영한다는게 얼마나 힘든건지 알거예요.

요즘 지훈이가 많이 툴툴거리지만, 제 기억으로는 제가 더했던 것 같네요. ㅎㅎ 교회 사무실에서도 성질내고, 대표리더한테 대들고.

하지만 그 모든 시간들을 지나면서 하나님을 '알아가기' 시작한 것이 제게는 참 큰 기쁨입니다. 어쩌면 그냥 '고생했다'라는 것만으로 끝나버릴 수도 있었던 시간이었지만, 그 가장 힘들었던 시간들을 지나면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가를 알게 되고, 하나님이 나와 어떻게 함께 계시는가를 알게 된 것이 말이죠.


하나님 제겐 참 두려운 게 많습니다
잘 모르는 것도 너무 많습니다
부끄러운 일은 헤아릴 수도 없고
지치고 힘든 때도 그 때도
의연한 척 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하나님 아버지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를 수 있어서
난 참 좋습니다

오 나의 하나님 아버지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를 수 있어서
난 참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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