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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휴가 나왔어요.^^

경채 2004.05.29 23:29 조회 수 : 1928

오랜만에 휴가 나와서 9박 10일로 좀 길게 나왔습니다. 덕분에 사람들도 조금 여유롭게 보고 있답니다. 지난번에는 촉박하게 만나고 돌아다니고 그랬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한사람 한사람 진지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답니다.

어제 저랑 좀 친한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이야기를 해서 어느 정도 좀 서로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되는 친구들인데, 저의 모든 이야기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이야기를 알고 있는 아이들이랍니다. 그런데 그 아이들과 한참을 이야기 했을 때, 그 아이들의 반응이 이거였습니다. "우리 경채가 왜 이렇게 됐을까?"

그 말이 적지않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제가 요즘 확실히 슬럼프라는 것을 많이 느끼고 있거든요. 묵상도 거의 안하고, 공부도 안 하고, 근무도 하기 싫어하고.... 게다가 군종병으로서의 임무도 거의 안 하려고 하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가면서 세상과 타협한다는 것이 어느 정도 선까지 그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세상에서는 결코 착한 사람이 인정을 받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뒷 매듭을 잘 짓고, 약삭빠른 사람이 더 좋게 평가가 되는데, 과연 어떻게 살아가는 게 옳은 일인지 참 많이 갈등이 됩니다.

제가 요즘 쓰레기 같다는 생각을 참 많이 합니다. 쓰레기 하면 흔히들 속물이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쓰레기에 대해서 묵상을 하다가 좀 더 깊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쓰레기는 헌것이나 오래되어서 낡은 것만이 아닙니다. 쓰레기장에 가면 멀쩡한 것들도 버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쓰레기란 쓸모가 없는 것입니다. 즉, 겉이 아무리 멀쩡해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쓰레기가 되는 것입니다.

저는 요즘 하나님 앞에서 쓰레기인 것 같습니다. 기껏 하나님께서 마련해 놓으신 훈련장에서 너무나도 하나님의 목적에 반하여 살아가고 있고, 또 하나님을 찾지 않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하시고 하나님께서 내 앞길을 준비하신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어떤 일들이 되어가는 것이 제가 밑에 아이들에게 얘기만 해도 되니... 점차 내가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어떤일을 하던지 하나님께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요 하고 물었던 제가, 이제 워낙 여러 번의 훈련 및 작업을 통해서 조건 반사식으로 일처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훈련은 그냥 이렇게 하고, 저런 작업은 이런 식으로 하면 되더라. 하는 게 있어서 점차로 하나님을 찾아가지 않는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그저 맘이 답답할 뿐이네요. 이제 휴가를 복귀하면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없답니다. 예전처럼 묵상도 열심히 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편지도 열심히 쓰면서 말이죠. 그리고 무엇보다도 삶이 예배가 되길 기원한답니다.

생각나는 대로 써서 글에 두서가 없는 것 같네요. 후후후...... 이런 저를 보고 안타까운 생각이 드시거나 불쌍하다는 생각이 드시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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