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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됨

정수 2005.06.04 06:16 조회 수 : 1599

오늘(토요일) 저녁에 돌잔치에 다녀왔습니다. 지난학기에 캠퍼스 모임에도 잠깐 들르셨던 최인혁 목사님 둘째 아들 생일이었죠. 돌아오는데 수아도 돌이 이맘때쯤 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작년(지난학기?) 종강예배때 인성이형이 신청했던 '이 시간 너의 맘 속에'가 생각나더라구요.

가족... 교회 공동체도 가족이라고 부르는데, 그냥 좀 생각해보게 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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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가정을 통해서 하나님의 형상을 본다고 하죠. 하지만 많은 경우 깨어진 모습들로 인해 하나님을 잘못 알거나 잘 알지 못합니다. 한참을 방황하다가 그리스도를 직접적으로 체험하고 은혜 속에서 성장해나가는 경우가 많이 있죠. 제 경우에도 은혜 속에서 많이 자라온 것 같습니다.

공동체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보면서, 그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회복과 성장인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내가 가정 안에서, 또는 내 모습에서 결핍되었던 것들을 공동체에 위탁하고 드러냄으로서 그 부분을 성장시켜나가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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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몸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많이 발견했습니다. 제게 참 은혜였던 것은, 처음 들어와서 가졌던 봄전도학교가 힐링세미나였다는 것이죠. 권위자에 대한 상처들을 발견하고, 내가 유약하고 모질지 못한 모습들이 권위의 문제라는 것을 발견했고, 아버지, 선생님 등 권위자들을 용서하고 용납하기로 결정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놀랍게 하나님께서 자상한 아버지와 같이 나의 작은 생활 습관들, 언어 사용, 시간 사용, 태도, 동기 등에 대해서 하나씩 하나씩 가르쳐주셨고 제 삶에 질서가 잡혀가기 시작했죠. 가치관이 비판적이고 도전적인 것에서 건전하게 형성되어 가고, 다른 사람을 품는 넉넉함에 대해 배워가기 시작하고, 공동 생활에서 느끼는 쑥스러움과 어색함들을 지워나가기 시작하는 등 여러 가지 변화들이 있었죠.

그리고 리더를 시작하면서 몸의 아버지가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배워갈 수 있었고,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더욱 배워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대표리더를 하면서 절정에 이르렀죠.

작년 여름 전도여행에 팀장으로 가게 되면서 특히 많이 느꼈어요. 나 같은 사람을 리더라고 믿어주는 그 멤버들이 오히려 고맙다는걸요. 그 덕분에 리더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었고, 제 내면에는 리더의 성품, 아버지의 성품이 쌓여갈 수 있었죠. (요즘은 좀 과잉된 것 같다는 생각도 합니다만 ^^; 그래서 '얘들아'라던지 '아이들'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는걸지도;;)

그리고 이제서야 내 육신의 아버지를 바라볼 수 있는 넉넉한 자리가 제 안에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하늘 아버지로 인해 회복된 아버지상이, 육신의 아버지를 바라볼 수 있게 한거죠.


많은 것들을 몸에 위탁했습니다. 배우려는 태도, 나의 부끄러운 모습을 감추지 않고 다룸받고, 주어진 기준들을 준수하고, 관계를 포기하지 않는 것, 끝까지 충성함 등 제 신앙의 기준에 따라 이 몸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들을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그 결론을 제가 예상치 못했던 영역 - 가정의 문제, 제 인격과 인성의 근본적인 부분들에서 한 번 매듭지어가고 계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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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는 이러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심리학 하는 분들은 싸이코드라마를 아시겠죠? 그것과 비슷한 원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내가 나를 열고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위탁할 때에야만 효과가 있는 것이죠. 하나님의 원리 안에서 맺어주신 드라마의 파트너들, 새로운 가족, 그것이 우리 공동체라고 생각합니다.


몸의 많은 부분에 아쉬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내가 배우려는 태도를 가지고 몸에 위탁할 때 나의 미성숙한 부분들이 성장해나가는걸 경험할 수 있을겁니다. 그건 몸이 성숙하거나 리더가 목자가 탁월해서가 아니라, 내가 그 역할을 연습하는걸 통해서죠. 하나님에게서의 동기부여로 인해, 하나님께만 격려받으며, 내가 어떤 부분들을 드러내어 다룸받고 있는지는 하나님만 아시고, 내가 어떻게 성숙해가는지 하나님만 아시는 그 내밀한 기쁨을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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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 커닝햄은 YWAM을 한 마디로 표현해보라고 요청받았을 때, 'YWAM은 아둘람 굴과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아둘람 굴에는 이스라엘의 억울하고 원통한 일 당한 사람들, 도망자들, 죄인들, 몸이 불편하여 소외받는 사람들이 몰려들었죠. 하지만 그곳에는 다윗이 있었습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행했습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했습니다. 말도 안되지만 하나님이 말씀하신 기준에 따라 행동했습니다. 아둘람에 모여든 사람들은 다윗과 함께 있었습니다. 그들은 변화하기 시작했고, 인생의 패배자에서 이스라엘 재건의 주역으로, 그리고 다윗 왕가의 용장들로 충신들로 성숙해갔습니다. 그 다윗은 예수님을 예표합니다.

와웸 공동체를 생각하는 것이 각각 여러 가지일 것입니다. 하지만 공동체의 가족됨이 가지는 이 의미를 알고 성장과 성숙함을 위해 자기를 위탁한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갈수록 자신의 인격과 성품이 성장해나가는 것을 스스로 느껴갈거라고 확신합니다.

그래서 나의 영적인 성장이 파멸되는 그 순간은, 내가 배우려는 태도를 포기하는 순간이라고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의 모난 부분을 지적받는 것을 두려워하는 그 순간이 내가 성장하는 것을 거부하는 순간이 될테죠. 그리고 혹 제가 배워야 할 것이 있다면 반드시 꼭 제게 직접 이야기해주세요. 심지어 태도와 동기에 대한 것도 환영합니다. 배워간다는 것, 고쳐간다는 것, 성숙해간다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상쾌한 일이죠.

그래서 우리 몸의 분위기가, 상대방의 결점이나 허물에 대해서도 위탁된 마음으로 겸손하고 정중하게 이야기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각자가 스스로 모난 모습들을 고쳐가고 성숙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예수님의 온전함에 이르는, 성장의 생명력이 있는 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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