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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족 인터뷰한 이야기

최인혁 2005.09.13 16:44 조회 수 :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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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4. 20 독립문 소공원에서 독립선포식을 하는 장면, 선언문 낭독하시는 이만열 장로님)



제가 중동선교회 회지를 만들면서 어느 쿠르드인을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현재 국사편찬위원장이신 숙명여대 사학과 교수, 한국 기독교의 양심(이건 제가 붙이는 별명입니다) 이만열 장로님께서 쿠르드족 독립을 후원하고 계십니다.

2003년에 독립문 소공원에 모여 쿠르드인들과 이만열 장로님을 비롯한 뜻을 같이 하는 몇 분들(피난처라는 기독교단체)과 함께 독립선포식을 했었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었는데 저희 가족도 참석해서 뜻깊은 시간을 가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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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족을 복음화하라!

이번 전쟁 소식의 한 귀퉁이에 쿠르드족에 관한 기사가 종종 있었습니다.
이라크 선교, 이슬람 선교를 함에 있어서 쿠르드족 선교도 빠뜨릴 수 없음은 명백합니다...


1. 만나 뵙게 되어 참 반갑습니다. 먼저 간략하게 자기소개를 좀 부탁드립니다.

제 이름은 OOO이고 이라크 쿠르드민족입니다.
(보안상 더 밝히지 않습니다.)

2. 쿠르드족에 대한 자료를 읽다보니 성경에 나오는 메대인들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놀랐습니다. 평소에 "바사는 페르시아인데 메대는 누구일까? 지금은 어떻게 되었을까?"하는 궁금점이 있었거든요. 쿠르드족의 기원과 역사에 대해서 간략하게 말씀을 좀 부탁드립니다.

쿠르드족은 창세기 10장 2절에 의하면 노아의 차자인 야벳에서 유래되며, Greeks에 의해 처음으로 Kurds라고 불리어졌는데, 쿠르드란 "Brave fighter"의 의미입니다.
바벨론을 멸망시킨 메데 바사국 중에서 메대의 후손이며, 고대 유럽 민족으로서 B.C 7세기에 페르시아에 흡수되었습니다. 10-13세기에는 한때 황제와 국왕에 예속된 군주가 통치하는 공국(公國)들을 만들어 살기도 했으나, 19세기 중반 오스만 제국과 페르시아의 침략으로 다시 흩어졌습니다.
쿠르드족은 1차대전이 끝나고 오스만제국이 무너지면서 독립국가를 건설할 절호의 기회를 가졌었습니다. 연합국 측에 독립국가 건설을 강력히 요구 했으며 오스만제국 분할을 위한 1920년의 세브르조약은 이들의 독립을 명시했습니다. 그러나 오스만제국의 뒤를 이은 터키 정부는 세브르조약의 비준을 거부했습니다. 3년 뒤 로잔조약이 체결되면서 쿠르드 독립국가 조항은 영국의 음흉한 속셈 때문에 삭제 됐습니다. 쿠르드족의 거주 지역 중에는 석유가 많이 나는 이라크 북부의 모술 지역이 있습니다. 당시 이라크를 위임통치하고 있던 영국은 이 지역을 탐냈고 결국, 풍부한 지하자원 때문에 쿠르드족은 결정적인 독립 기회를 잃은 것입니다.

3. 매스컴을 통해서 "쿠르드족이 독립되기를 희망한다, 이번 전쟁에서 쿠르드인들도 이라크를 대항해 싸웠다" 등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쿠르드족이 현재 처해있는 상황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우리는 이번 전쟁에 미국을 도운 것이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를 위해 한 일입니다.
현재 쿠르드족 인구는 3천만-4천만으로 추정되고 이란, 이라크, 터키, 시리아, 아르메니아 걸쳐 산간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20세기 내내 영국·미국·이란·이라크·터키 등에 배신당하며 살아온 쿠르드인들에게는 “산 외에는 친구가 없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것은 그들이 죽음을 피해 산속으로 피신할 수밖에 없었던 처참함 속에서 생긴 것입니다.
그래도 영국이 이라크를 통치할 때는 쿠르드족이 비교적 안전했습니다. 1932년 이라크가 소수민족 보호에 관한 헌법적 보장도 없이 독립하자 이라크 쿠르드족의 억압받는 역사가 시작됐습니다. 이들의 고난은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88년 4월 이라크 북부 지역에 독가스를 살포해 수천 명을 살해하면서 절정에 달했습니다. 사담 후세인 정부에 의해 수천 개의 쿠르드 마을이 사라지고 수만 명의 사람들이 실종되었습니다. 다 죽었을 것입니다. 쿠르드인들이 사담을 증오하는 정도는 한국 사람들이 일본에 미움을 품고 있는 것보다 훨씬 큽니다.
이렇듯 80여 년 동안 쿠르드는 그들의 땅에서 이라크를 비롯한 다른 나라들에 의해 "인종청소정책"과 같은 민족학살, 민족 언어문화 말살정책 등으로 인해 평등, 인권, 평화, 자유가 유린당한 채 억압과 방해를 받아왔습니다.
정말 최소한으로 바라기는 독립이 우리의 오랜 염원이지만, 여건이 허락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다른 민족들과 더불어 공평하고, 자유롭게, 평화롭게 살아가기를 희망합니다.

(추가로 그는 한국에 쿠르드인이 1,000명이나 있다고 밝혔다. 놀라운 사실이었다. 한국에 쿠르드가 별로 알려지지 않는 이유는 그들 스스로가 밝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저 “이라크인입니다.”, “터키인입니다.”라고만 하지 “이라크에서 온 쿠르드인입니다.”라고 밝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물으니 “듣는 한국인은 관심 없어하고 말하는 자신은 가슴이 아프기 때문에”라고 하였다.)

4. 이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좀 들어보고 싶습니다. 가장 궁금한 것은 기독교인으로 회심하게 된 이야기입니다. 성령의 역사를 논외로 하고 인간적인 측면으로 볼 때 참 어려운 결정이라고 생각됩니다. 대부분이 무슬림인 다른 동료들 사이에서 문제도 많을 것 같구요.

한국에서 살아가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적어도 이라크의 어두움에서 벗어나 자유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많은 한국 사람들이, 특히 그리스도인들이 저의 아픔과 제 민족이 당하는 슬픔을 향해 눈물을 흘려주고 친구가 되어주었습니다.
믿는 자들의 사랑의 행동을 통해 나의 마음과 생각이 변화를 가져오기 시작하였는데, 결정적으로는 지금의 저의 아내의 행동과 복음에 감동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한 번은 아내와 결혼하기 전에 만나서 김밥을 함께 먹다가 잘못 먹어 심각한 식중독으로 인한 탈진과 어지러움으로 "이젠 죽었구나"하는 상황에 닥쳤습니다. 있는 힘을 다해 겨우 병원에 갔는데 저희에겐 한 사람밖에 치료를 받을 돈이 없었습니다. 그때 그녀는 자신의 상황이 매우 위험한 상황인데도 제가 먼저 치료를 받도록 해주었습니다. 저는 그때 하나님의 모습을 떠올렸고, 그녀의 행동이 나에게 크나큰 도전과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또 결정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게 된 것은 성경을 읽으면서입니다. 쿠르드에는 자유, 평화, 인권이 없는데 성경을 읽으면서 예수님은 이 땅에 자유와 평화와 인권을 주시기 위해 오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Jesus follower)이 되기로 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의 사랑과 성경을 통해 결국은 예수그리스도를 영접하게 되었습니다.

5. 기독교인인 OO님에게는 '독립운동'과 아울러서 중요한 사명이 "쿠르드족의 복음화"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자신이 회심한 사실조차도 감추셔야할 형편이기 때문에 많이 안타까우실 것 같습니다.
한편, 한국에 있는 분들을 포함해서 쿠르드인들은 종교적인 문제보다 정치적인 독립에 더 열망이 있을 텐데요. 기독교인으로서 민족복음화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쿠르드인 대부분은 무슬림입니다. 그러나 하도 오랜 세월 무슬림들에게 민족적 고통을 받았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기독교로 개종하기도 합니다. 저는 현재 공개적으로 쿠르드인들 앞에서 기독교인이라고 말하지는 못하는 형편입니다. 그러나, 당연히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저는 하나님을 믿는 것이 유일한 구원이라고 믿습니다. 또한 어떤 종교나 가르침보다 기독교가 사랑이며 평화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삶의 최고의 모델 되시는 예수그리스도를 통해 소망과 새로운 비전을 발견했습니다.
쿠르드 민족은 아직 어둠 가운데 있으며, 그리스도인은 아주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그들은 영적인 어둠과 궁핍과 공포와 분열 가운데 살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나라가 없는 아픔을 감내하며 살아가고 있으며 관심과 사랑을 갈급해 하고 있습니다.
저는 고난 가운데 있는 사람을 도와주고 싶은데, 왜냐하면 저 또한 예전에 아주 어려운 환경 가운데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의 친족과 이웃들인 저의 민족 Kurds는 세계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건강한 자에게는 의원이 쓸데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데 있느니라 내가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 하시니라”라고 하셨습니다. 쿠르드의 독립과 민족성을 회복하는 일 또한 하나님이 원하시는 아주 고귀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길은 그리스도의 빛을 비추는 것인데, 말로서도 물론 해야 하겠고 무엇보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그들에게 행동으로서 전해주는 것이 그들의 마음 문을 열고 그리스도께로 인도하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6. 마지막으로 한국교회에 요청이나 당부,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쿠르드를 위해 부디 기도해주세요.
쿠르드민족에게 한국교회와 한국민족이 좋은 친구가 되어 주세요.
한국 교회에 부탁하고 싶은 것은, 삼천만이 넘는 쿠르드인들이 나라 없는 최대의 민족으로 여러 나라에 흩어져 살아가고 있지만, 하나님께서는 이 민족의 아픔을 아시고, 이들을 구원하시고, 치유하시기를 원하심을 믿습니다. 너무나 오랜 아픔 속에 살아가는 이 민족에게 접근할 수 있는 사람들은 주의 사랑을 가진 크리스천들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을 위해 기도해주시고, 영적인 구원과 흩어진 민족의 독립, 그리고, 이번 전쟁을 통하여 쿠르드의 상황이 예전보다 더 좋아지고 지금 구조와 도움을 바라는 이들에게 선한 손길이 다을 수 있도록 기도해주십시오.
하나님께서는 사막에 강을 만드시고 인도하시는 것처럼 길이 없는 곳에 길을 만드시는 분이심을 믿습니다.

그동안 무관심으로 인해서 쿠르드족에 대해 거의 몰랐었습니다.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쿠르드의 복음화와 자유를 위해 기도하고 응원하겠습니다. 긴 시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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