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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눌까 말까 고민하다가 나눕니다...

경채 2006.10.20 02:58 조회 수 : 1626

참 많이 고민 했답니다. 지하철 역에서 버스타고 오려다가 그냥 걸어가기로 마음 먹고 집에 오는 내내 걸으면서 생각했었답니다. 나눠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번 겨울에 필리핀 아웃리치를 가기로 결정한 이후, 우는 사자와 같은 무리들이 대놓고 공략을 시작하는데, 쉽지 않네요.

요즘 제 마음을 어렵게 하는 일들이 참 많이 일어 납니다. 노트북 아답터가 없어지고, 멀쩡하던 안경테가 부러지고, 이번 학기 세웠던 목표들이 제가 아닌 다른 상황적인 요인들에 의해 하나, 둘 씩 무너져 가고.... 게다가 하나님께선 저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시고....


그런데 오늘 하나님께서 그러시더군요.

"갈아 타지 않겠니?" 라고요..

그러면서 환상을 보여주시는데, 제가 비행기를 타고 창밖을 바라 보고 있더라구요. 창 밖에는 열심히 말을 타고 볼성 사납게 뛰어가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것 또한 저의 모습이더군요. 비행기를 탄 사람의 여유로움은 조금도 찾아 볼 수 없는....

"네가 이제 비행기를 탈 준비가 되었는데, 타지 않으련?"

왜 오늘 하나님께서 비행기 탈 준비가 되었다고 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한가지 짐작가는게 있다면 그동안 암묵적으로 관계를 끊고 있던 사람과 오늘 명시적으로 관계를 끊었답니다. 이로써 제가 직접적으로 보다듬어 줘야 할 사람은 없어졌는데.... 그래서 그런게 아닌가 하는 제 나름대로의 짐작 밖에...

비행기를 타면 물론 말 탈 때보다야 여유롭고 빨리 갈 수 있겠지요. 하지만 비행기를 타면 목적지에 내릴 때까지 밖으로 나올 수 없답니다. 그래서 약간 두렵습니다. 다시 예전처럼 다른 사람들의 손을 놓고, 혼자서 열심히 가야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에 두렵습니다. 한 번 경험했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사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지금이 혼자 갈 수 있는 가장 적기입니다. 친한 친구들은 군대 아니면 해외, 그리고 각지각처로 흩어져 있고, 여자 친구도 없고... 교회를 비롯한 제가 속해 있는 모든 단체에서 outsider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고..


비행기는 착륙할 때랑 이륙할 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라고 하더군요.^^

지금 이륙하는 때라서 조금 힘든 거 같은데, 중간에 마음에 안 든다고 낙하산 매고 뛰어내리지 않고, 무사히 잘 착륙할 수 있게 기도 좀 부탁드려요.^^

잘 착륙하면 과연 도착지에 뭐가 있었는지 알려 드리러 올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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